시인ㆍ국제PEN한국본부 충북지역위원회 회장

얼마 전 정부 고위직 지명자가 아들의 학교폭력 때문에 지명 하루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아들이 잘난 부모의 권력을 믿고 경거망동했다는 생각이 들었나 보다. 뒤이어 불타는 트롯맨에서도 1위를 달리던 가수가 하차했다.

누구나 다 아는 학교 폭력, 데이트폭력 등등.. 사실 여부를 가리기엔 너무 파장이 커진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그날 지방에 살고 있는 초등 동창생 순이의 전화가 왔다. 예상대로 하차한 가수의 학교 폭력에 대한 성토로 흥분되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순이는 초등 시절 내내 같은 동급생 성란이의 괴롭힘을 당했던 것이 트라우마가 된 친구이다. 사십 중반쯤 동창회가 끝나고 몇몇 친구들이 모여서 성란을 불러 순이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서로 잘 지내게 하자며 화해의 자리를 만들었다. 하지만 두 사람 다 완강히 거부하며 마주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 후 많은 세월이 흘렀고 모두 육십이 넘었다. 하지만 성란이 얘기만 나오면 그 당시 내가 학교폭력의 피해자라며 가슴을 쥐어뜯는다.

순이의 정신적 고통을 보면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우리 친구들은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이처럼 어린 시절 겪은 아픔을 철없던 시절의 과한 장난이라고 하기엔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너무 가혹한 형벌이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2주 남짓 지났다. 새롭게 편성된 학급에서 동급생들끼리 탐색을 하고 새로운 친구관계가 형성된다. 이럴 즈음부터 학교폭력의 여지가 보이는 패거리가 생성된다.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집에서는 부모들이 세심하게 살피고 관심을 갖는 것이 예방의 지름길이라 생각 된다.

우리 속담에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 맞아 죽는다. "라는 말이 있다. 매일 매순간 순간마다 우리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본의 아니게 상처를 줄 수도 있고,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가해자들은 가볍게 입에 발린 사과에도 인색하게 굴지만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하는 그 시간을 무엇으로 보상받고 치유할 수 있을까?

학교폭력이 사회적 공분을 사는 이유는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 라는 인간 평등주의 세상에서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인권을 유린하는 반인륜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적으로 너무 쉽게 용서하고 관용을 베푸는 풍토를 이젠 바꿔야 한다. 우리는 그들을 밝은 세상으로 안내하고, 보통 사람들의 삶을 살아 갈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숙명을 타고났다. 내가 아닌 우리로 살아가야 하는 행복한 세상을 향하여 오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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