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근 한국유교문화진흥원장

지난해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다시 한 번 갱신했다. 더욱이 2020년 이후로는 인구의 자연감소가 시작돼 인구소멸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반면 현 시대의 청년들은 일자리의 질, 정주여건 격차 등의 이유로 수도권 이외의 지방에서 삶의 터전을 잡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위기가 다가오고 있고, 지역에는 더욱 적극적인 생존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다행히 충남은 수도권이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보다는 다소 유리한 여건이다. 충남의 북부권과 경기의 남부권을 아우르는 아산만권의 베이밸리 메가시티는 이러한 이점을 활용한 아이디어다. 아산만권은 인구 330만명, 23만개의 기업체, 34개의 대학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산업적으로는 기초소재,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부품 등 대한민국 수출의 21.7%를 담당하고 있다.

충남과 경기가 연접하고 있는 이 지역의 잠재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대담한 프로젝트가 시급하다. 정주여건을 적극 개선해 청년들이 너도나도 찾아오고, 산업적으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핵심지역으로 재탄생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9월 29일 충남, 경기 양 도지사는 통 큰 결단 하에 초광역 혁신생태계를 만들고자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력과제 9개 사업은 △아산만(천안~아산~평택) 순환철도 건설 △충남·경기 연접지역 최첨단 산업벨트 조성 △당진·평택항 환경개선과 대중국 수출 전진기지 육성 △충남·경기 해안 지역 국제적 관광지(K-골드코스트) 조성 △수소에너지 융복합산업벨트 조성 △미국기지 주변 지원 확대 △서해안권 마리나 거점 공동 육성 △해양쓰레기 수거·처리 공동 대응 △충남·경기 현안사항 및 중장기 발전방향 공동연구 등이다.

또한 충남, 경기는 ‘베이밸리 메가시티 건설 기본계획 공동연구용역’을 추진 중으로, 이번 공동착수보고회를 시작으로 아산만권(충남 북부, 경기 남부)을 4차산업, 관광, 생활권 등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거점지역으로 육성하기 위한 큰 포부를 가지고 있다.

다만, 특정지역의 발전을 위한 전략이 아닌 두 광역이 가진 산업적 인프라와 발전 잠재력을 발판 삼아,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새로운 거점지역으로 육성한다는 명분을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는 차차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양 도의 상생의 자세가 절실하다. 통상적으로, 유망 업종·산업을 유치하기 위해 지자체 간의 경쟁구도가 격화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실이기 때문이다. 충남도와 경기도는 대승적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지역을 새롭게 건설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이번 베이밸리 메가시티 충남-경기 공동 세미나를 시작으로 이러한 청사진이 그려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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