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일부터 전국 이마트 운영시간 1시간 단축…오후 10시까지 영업
1월 명절특수 커녕 판매 감소… 매출 감소 따른 소비침체 결정적 요인

시내 한 마트 입구에 휴무를 알리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내 한 마트 입구에 휴무를 알리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고물가로 인한 소비침체가 골목상권을 넘어 대형마트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온라인 소비 증가 등 소비패턴 변화와 야간 매출액 감소 등을 이유로 야간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2일 지역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내달 3일부터 전국 이마트 점포의 운영 시간을 오전 10시~오후 10시로 조정한다.

전국 이마트 136개 점포 중 23개 점포가 지난해 12월 이전부터 운영 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단축한 데 이어 나머지 점포들도 운영 시간을 축소하는 것.

오후 10시 이후 매장을 찾는 고객 비율이 2020년 4.4%에서 지난해 3.0%로 감소하는 등 고객들의 소비 패턴 변화를 반영한 조치라는 게 이마트 측 설명이다.

하지만 지역 유통업계 등에서는 온라인을 통한 소비 증가와 최근 고물가 상황이 계속되면서 전반적인 소비 침체가 대형마트 영업시간 단축의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지역 한 경제계 관계자는 "영업시간은 고객·매출액과 비례하는 것이다. 인건비·전기 요금 등 고정비용보다 매출액이 적으면 당연히 문을 일찍 닫는 게 이익"이라며 "이미 골목상권에서는 초저녁이면 문 닫는 곳도 수두룩하다. 대형마트까지 영업시간을 줄인다는 것은 최근 경기 상황이 최악에 가깝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고객들의 소비패턴 변화로 영업시간을 단축하려는 것보다 고물가 상황에 위축된 소비심리가 대형마트까지 번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충청지방통계청의 ‘1월 충청지역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전년동월대비 대형소매점 판매는 대전(-1.8%), 세종(-9.3%), 충북(-1.7%)로 나타났다.

2022년 설 명절이 1~2월에 걸쳐 있었던 반면 올해 설은 1월에 집중됐음에도 불구하고 ‘명절 특수’는 커녕 오히려 대형소매점 판매가 감소한 것.

소비 침체로 인한 매출액 감소가 대형마트 운영시간 단축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데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이마트 측에서도 대형 행사나 특정 시기 등 고객 방문이 증가할 경우 영업시간의 재조정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영업시간 조정은 영구적인 것은 아니라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며 "쓱세일 같은 대형 행사나 여름휴가철 등 전체 고객이 늘고, 야간 방문 비중도 커지는 시기에는 영업시간을 늘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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