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소녀상’ 털모자·망토 5군데 찢겨
시민단체, 고의성 의심 경찰 수사 의뢰
일장기 사건 이어 지역사회 공분 확산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일장기 게양에 이어 평화의 소녀상 훼손까지.’

세종시의 104주년 3·1절은 전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는 사건으로 얼룩졌다.

평화의 소녀상 훼손은 세종여성회 등 시민단체가 3·1절을 맞아 지난 1일 세종호수공원 일대에서 진행한 세종시민대회를 통해 알려졌다.

시민단체들은 행사 준비 과정에서 평화의 소녀상에 입힌 털모자와 망토가 훼손된 흔적을 발견했다.

세종호수공원 평화의 소녀상의 망토가 훼손된 모습. 사진=강대묵 기자
세종호수공원 평화의 소녀상의 망토가 훼손된 모습. 사진=강대묵 기자

성은정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평화의 소녀상 훼손은 독립정신을 지켜온 선조들의 의로운 기운을 훼손한 일”이라며 “엄중한 사안으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전했다.

평화의 소녀상 털모자와 망토는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지난해 11월 동절기를 맞아 씌운 것이다. 이날 오전 평화의 소녀상을 직접 확인한 결과 털모자 2곳과 망토 3곳이 약 5㎝ 정도 예리한 칼로 베인 흔적이 발견됐다.

세종호수공원 평화의 소녀상의 털모자가 훼손된 모습. 사진=강대묵 기자
세종호수공원 평화의 소녀상의 털모자가 훼손된 모습. 사진=강대묵 기자

세종 지역사회는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공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세종시 인터넷 커뮤니티상에는 “누군가 평화의 소녀상을 선조들의 독립정신을 기리는 3·1절을 맞아 칼로 난도질을 했다. 씁쓸하다. 안타깝다. cctv를 확인해 처벌해야 한다”는 글이 줄을 이었다.

성은정 사무처장은 “평화의 소녀상 등 설치물의 보존과 관련된 조례가 있기는 하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유인호 세종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부위원장은 “관련 조례를 꼼꼼히 살펴본 이후 수정 및 보완 할 부분이 있으면 즉각 조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3·1절을 맞아 세종시에서 발생한 사건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일 세종시 한솔동 한 아파트 세대에 태극기 대신 일장기가 내걸려 전 국민의 공분을 샀다.

세종호수공원에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 모습. 사진=강대묵 기자
세종호수공원에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 모습. 사진=강대묵 기자

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