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 콜레스테롤 등 쌓여 발생
심장 근육 산소부족 손상 매우 취약
메슥거리거나 체한 것 같은 증상 호소
망설이지 말고 전문의 진찰 받아야

▲ 단국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정영학 교수
▲ 단국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정영학 교수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59세의 정 씨는 한 달 전부터 가슴이 짓누르는 듯한 통증과 함께 목으로 뻗치는 통증이 있었다. 개인병원을 찾아 역류성 식도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약을 받았으나 증상은 전혀 호전이 없었다. 대학병원 심장내과 진료 후 심전도 및 혈액검사를 했고, 심전도는 이상이 없었지만 심근 효소 수치가 증가되어 있는 ‘심근경색증’으로 진단됐다. 그는 즉시 입원해 관상동맥 조영술을 받았다. 조영술 결과,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콜레스테롤 등의 이물질에 의해 거의 막혀 있었고, 스텐트 삽입술로 막혀 있던 혈관을 뚫는 시술을 받았다.

38세의 이 씨는 올 초 생사의 고비를 넘겼다. 어느 월요일 오후, 가슴이 뽀개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전에도 가끔씩 흉통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급기야 이 씨는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고 느껴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심전도상 ST 분절 상승이 있는 ‘심근경색증’으로 관상동맥이 막혀 있을 것이 강력히 의심됐다.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의 괴사가 일어나면 돌연사 등의 치명적인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다는 의료진의 설명과 함께 응급으로 관상동맥 조영술을 받은 뒤 스텐트 삽입술로 막혀 있던 혈관을 뚫는 시술을 받았다.

심장은 근육으로 이뤄져 있어서 충분한 산소와 혈액이 공급돼야 수축과 이완을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심장 근육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3개의 혈관을 관상동맥이라 한다.

정 씨와 이 씨에게서 발생한 ‘심근경색증’은 관상동맥의 죽상경화반이 불안정해 동맥 안에서 갑자기 파열이 일어나고 이에 혈전이 발생, 관상동맥의 혈액의 흐름을 완전히 차단하여 발생하게 된다. 정상 관상동맥 혈관의 내벽은 아무런 이물질이 붙어있지 않은 깨끗한 파이프와 같다. 이러한 내벽에 콜레스테롤을 비롯한 여러 가지 찌꺼기가 쌓여있는 것을 죽상경화반이라고 한다. 이러한 경화반의 파열에 대한 예측은 현재 불가능하며 일반 협심증에 비해 극심한 흉통, 심장마비, 혹은 사망과 같은 훨씬 심각한 사건을 초래하고 심장 근육의 손상으로 인한 일련의 과정이 매우 빠르게 진행해 진단 및 치료가 빨리 이뤄지지 않을 시 예후가 매우 좋지 못하다.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심장 근육은 뇌조직과 매우 유사해 산소부족으로 인한 손상에 매우 취약하다. 한 번 발생한 조직 손상은 영구적으로 발생해 재생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빠른 시간 안에 관상동맥의 혈류를 다시 개통(재관류)해 심장근육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심근경색증의 치료 원칙이다. 치료 과정 중 시간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심근경색증의 가장 전형적인 증상은 흉통이다.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누르는 듯한 통증, 쥐어짜서 마치 터질 것 같은 통증이 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몸을 움직이는 상황, 즉 심장에 더 많은 혈액과 산소 공급이 필요한 상황에서 나타난다. 때로는 왼쪽 팔이나 어깨, 귀, 아래턱 등으로 방사통이 나타나 얼얼하거나 저리고 뻐근할 수 있다. 우측 관상동맥이 막히면 속이 메슥거리거나 윗배가 아프며 마치 체한 것 같은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당뇨병이 있거나 고령의 여성인 경우에는 통증은 거의 느끼지 못하고 숨찬 증상만 경험하기도 한다. 그러나 환자 스스로 심근경색의 증상을 구별하기는 어려우므로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심장내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심근경색증을 진단받고 스텐트 삽입술로 치료를 잘 받았다고 하더라도 절대 안심하고 방심해서는 안된다.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초기 급성기 치료 단계를 극복한 후 또 하나의 골든타임은 재관류 치료 후 첫 1년이며, 이는 재관류 후 1년 안에 재발할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또 신속한 시술로 후유증 없이 회복된 환자라 하더라도 또다시 응급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꾸준한 추적 관찰과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환자의 혈관 상태에 따라 추가 시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하루 30~40분 이상 일주일에 3-5회의 운동, 지방 섭취를 줄일 수 있는 채식 위주의 식생활, 금연 등 운동과 생활습관 교정도 반드시 필요하다.

단국대병원 정영학 교수는 "심근경색증은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사망할 수 있는 응급질환이므로 최대한 빨리 막힌 혈관을 열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흉통이 있다면 정확히 진단하고 응급시술이 가능한 병원을 방문해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움말=단국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정영학 교수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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