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눈망울이 초롱초롱한 어린이집 아이들이 선생님의 손을 꼭 잡고 천진난만하게 쉴새 없이 재잘거리는 광경과 아빠, 엄마 손을 잡고 온 가족이 나들이 온 모습을 ‘2022 계룡세계軍문화엑스포’ 행사장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군문화엑스포만의 독창적인 콘텐츠를 통해 한 건의 사건·사고 없이 당초 목표 131만명을 훨씬 상회하는 170만 5000명의 입장객이 다녀갔다고 한다. 정말 성공적인 엑스포였다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여세를 몰아 이제는 이러한 대규모 행사를 통한 지역의 문화유산 활용, 연계를 위한 콘텐츠에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한 예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인근에는 사계 김장생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1634년 건립된 돈암서원이 있는데 4년 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우리나라 9개 서원 중 하나로 충청권에서는 유일하며, 김장생 선생이 말년에 학문을 연구하던 고택 은능재도 있다. 이에 앞으로도 매년 10월 열리는 계룡군문화축제와 더불어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가 반겨주는 돈암서원을 비롯해 명재고택, 대전 유일의 보물로 김장생 선생의 제자로 문신이자 학자인 송준길이 관직에서 물러나 후학을 양성하던 동춘당, 송준길의 증손부로 조선시대 대표적 여류시인인 김호연재가 살림하고 244수의 한시를 짓던 공간인 소대헌·호연재고택, 송준길과 함께 김장생 문하에서 수학한 문신 겸 유학자 송시열이 학문을 닦았던 남간정사 등이 있는 우암사적공원, 공주·부여의 백제문화유적지 등을 인근 지방자치단체들이 유기적인 협조체제 구축을 통한 가볼 만한 문화유적지 콘텐츠로 개발해 추진한다면 축제에 참여하는 관람객들에게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또 계룡을 중심으로 관광 및 경제·문화도시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력소가 돼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2022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를 발판으로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대표 지역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리라 확신한다.

우리 모두가 내 옆의 문화유산부터 관심을 갖고 지킴이 활동은 물론 보존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을 발굴·보존, 문화의 얼을 지켜나가는 민간 차원의 국민신탁운동에도 적극 동참하길 기대하면서 ‘미래학자들은 문화유산이 현재와 미래의 삶을 풍요롭게 함은 물론, 미래를 열어 갈 지혜도 그 속에 담겨 있기 때문에 문화유산을 그 나라만의 고유한 문화자원으로 분류하여 인식하고 있다’는 어느 컬럼에서 본 글이 오늘따라 잔잔한 감동과 함께 마음에 와닿는다.<김철홍 문화유산국민신탁 소대헌·호연재 고택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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