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범
(사)2027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충청권공동유치위원회 총괄과장

지난 11월 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집행위원총회 회의장에서 레온즈 에더 국제연맹 회장대행이 "2027 충청메가시티 코리아(2027 World University Games... Chungcheong Mega City Korea)"라고 발표하자 필자는 벅차오르는 감격을 억누를 수 없었다. 대표단을 뒤로한 채 밖으로 나가 마음을 진정시킨 후에야 총회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충청권(대전·세종·충북·충남)은 한번도 국제종합경기대회를 유치한 적이 없다.

실제 이번 대회유치 과정에서 FISU 실사단의 후보도시에 대한 사전 평가점수는 경기장 등 기반시설이 탄탄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가 높게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충청권은 지자체 공동 개최를 통한 지역통합 등의 효과를 내세웠으며 특히,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선수단 체재비 인하를 통해 저개발국의 참여를 확대하고 국내 글로벌 대기업의 FISU 글로벌스폰서십 참여 가능성을 강조해 집행위원 최종 투표에서 14대 7로 이겼다.

변변한 시설도 없이 열정과 의지의 맨주먹으로 도전한 충청에게 기회를 준 FISU 회원국과 세계인의 믿음에 답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대규모 국제행사의 경우 통상 대회유치에서 개최까지 대략 6년에서 8년의 준비기간이 주어진다. 충청의 경우 2027년 대회 개최까지 불과 4년 남짓의 시간밖에 없다.

충청권 4개 시·도가 대회 개최의 1/4만 책임진다는 자세로 진행한다면 한곳에서 개최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없다. 눈앞의 이익을 얻기 위해 다툼에 빠지면 준비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충청권은 ‘유니버시아드’를 플랫폼으로 활용해야 한다. 광주의 경우 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를 통해 인천공항과 이어지는 호남선고속철도의 조기 완공을 이끌어낸 바 있다. 충청권도 대회 준비과정에서 숙박, 수송, 교통, 안전, 의료, 교육, 문화, 관광 등에서 공동으로 대회 연관 사업을 발굴하고 대회 이후 함께 추진한다면 부수적인 효과는 물론 충청메가시티 구축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다.

충청권이 유니버시아드라는 국제종합스포츠 이벤트를 활용해 연대와 협력을 통한 ‘하나된 충청’의 힘으로 지역의 경쟁력을 높여 대한민국의 진정한 중심으로 우뚝 서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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