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지역 미술인들과 논의… 이종상·유희영·최종태·이종수·조평휘 물망
제2시립미술관 통해 전시기회 확대 등 부정적 의견도 있어 험로 예상

대전예술의전당 전경.
대전예술의전당 전경.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대전 원도심 일원에 지역 연고의 세계적 원로예술가를 위한 특화 전시관이 조성될 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대전시는 대전연고의 세계적인 원로작가 선정을 위한 지역미술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앞서 이장우 대전시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8월 대전출신 원로작가 미술관 건립방안 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샤갈급 스테인드글라스의 거장 김인중 신부와 대전 출신 원로 예술인의 작품 기증 및 문화적 가치의 공적환원을 위한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시는 이날 박홍준 대전예총 회장과 정태희 서예단체연합회 대전지회장, 이재호 한남대 교수 등 5명의 지역 미술인과 이번 건을 논의했다.

현재로써 거론되는 인물은 크게 5명이다.

먼저 한국화의 거장 일랑(一浪) 이종상(85) 화백과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인 유희영(83) 화백이다.

각각 충남 예산·서천 출생이지만 대전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선물한 예수의 얼굴상과 성모마리아상을 조각한 원로 조각가 최종태(91) 서울대 명예교수와 故 이종수 도예가도 대전 출신으로 함께 언급되는 인물이다. 산수화의 대가 조평휘(91) 화백은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전통산수화의 맥을 잇고 있는 대표적인 예술가로 1932년 황해도에서 태어났지만 1970년대 후반 대전에 정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사업이 현실화되기 까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아직 구체적인 선정 기준이나 방향, 전시관 입지 등이 나온 것이 아닌 사업 초기 단계라 지역 미술계의 의견수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시가 예술가 개인의 전시관을 조성했을 경우 여러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고, 대전 연고와 세계적인 예술가의 기준이 모호한 상황에서 불가피한 잡음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원로 예술인 당사자나 유가족이 이 사업에 어느 정도 협조를 해 줄 지가 관건이다.

일부 부정적 의견을 표출한 이들도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일각에선 차라리 제2시립미술관을 조성해 다양한 지역 유명작가의 전시 기회를 늘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시는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종합해 최종 정책결정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이와는 별개로 대전 동구(인동 142-1)에 위치한 한국전력공사 대전보급소(등록문화재 제99호)의 매입 여부도 검토 중이다. 1930년 건립된 이 건물은 대전전기주식회사에 소속된 발전소였으나, 2005년까지 한전 대전 보급소 창고 건물로 사용되다가, 현재는 전력연구원 연구시설로 사용되고 있다. 내부 천장에는 발전 설비를 이동시킬 수 있도록 견고한 철제 빔을 설치했고 건축적 완성도가 높은 건물이다.

시는 이곳을 매입해 지역 작가들의 전시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며 한전 측의 매각의사에 촉각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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