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도 항로 국가보조항로 추진
지정시 국비로 선박 건조해 투입
주민들 빠르고 차 싣을 수 있는
카페리 희망… 근처 군산 운행중
안전 위해 접안시설 개선도 필요

▲ 신한해운의 웨스트프론티어호가 호도 암벽에 정박하고 있다. 호도에는 지난 9월 시비 포함 50억원을 들여 건조한 경사물양장이 있지만, 해운선사는 안전사고 우려로 이용하지 않고 있다. 사진=김중곤 기자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폐업 위기에 놓였던 대천항~외연도 항로가 국가보조항로 지정 추진으로 정상화 수순을 밟는 가운데, 섬 주민과 해운업계에서는 지역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새 선박 건조와 접안시설 보강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안한다.

22일 대산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국가보조항로로 지정되면 공개입찰을 통해 위탁 운항 사업자를 선정하고, 정부 예산으로 항로를 다닐 선박을 건조한다. 대산청은 지난 10일 신한해운의 항로 폐업 신청 후 새 여객 사업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대천항~외연도 항로를 국가보조항로로 지정할 계획인데, 실제 선박 건조까지는 1년 6개월~2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섬 주민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국가보조항로 지정을 추진하는 만큼 새 선박도 이들의 요구가 반영되는 것이 타당하다.

대천항~외연도 항로를 이용하는 호도, 녹도, 외연도 주민이 원하는 선박은 여객선처럼 빠르면서도 차량을 실을 수 있는 ‘카페리’다. 현재 운항하는 여객선보다 빨라야 편도 2시간 남짓인 외연도까지 이동시간을 단축하고, 대형 화물도 운반할 수 있어야 섬 내 시설 보수공사도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가까운 군산 어청도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카페리가 다니기 시작하면서 호도·녹도·외연도 주민의 카페리 수요가 한층 커진 상황이다.

군산항~어청도 항로를 다니는 어청카훼리호는 1t 화물차 4대를 실으면서 최대 38㎞ 시속을 낼 수 있어, 비슷한 조건의 카페리가 대천항~외연도 항로에 도입될 경우 편도 이동시간을 30여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성빈 외연도 이장은 "주택 수리나 가로등, 공중화장실, 마을회관 등을 정비하려면 육지에서 장비를 가져오느라 800~900만원에 바지선을 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박 건조와 함께 배를 댈 접안시설 개선도 항로 정상화까지 남은 과제다. 호도와 녹도, 외연도 모두 배에서 차량을 내릴 접안시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안전 상 문제로 보수가 필요하다는 것이 여객선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변인규 신한해운 선장은 "호도 경사물양장이 지난 9월 건설됐지만 경사가 가파르다"며 "무조건 정면에서 정박해야 하는데 파고가 1.5m 이상이면 너울성 파도가 쳐 배가 접안시설에서 밀려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변 선장은 "주민의 뜻을 반영해 배의 형태를 결정하고, 이후 여객선사 등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접안시설을 보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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