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미술관 신수장고 M2서
22일부터 내달 4일까지 전시회
아카이브 60점·작품 20점 준비
SNS 통해 전시 작품 설명 제공

▲ 고암 이응노가 동백림 사건으로 대전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시절 그에게 그림 재료를 제공하며 편의를 봐준 이준영 교도관.
▲ 이응노, 구성(옥중화), 1968, 한지에 수묵, 130x68㎝.
▲ 대전매일을 통해 소개된 1998년 5월 15일 대전 오원화랑에서 열린 이응노 개인전 보도 기사. 이응노연구소 제공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근현대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고암(顧菴) 이응노의 대전지역 활동을 시대별로 소개하는 전시가 펼쳐진다.

20일 이응노연구소에 따르면 오는 22일부터 내달 4일까지 이응노미술관 신수장고(M2)에서 ‘아카이브로 보는 이응노와 대전’ 전시회가 진행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응노의 대전지역 활동을 시대별로 소개하는 대표적인 아카이브 60여점과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또 이응노미술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시 작품에 대한 설명 등도 제공할 예정이다.

전시에 앞서 이응노연구소는 올해 4월부터 8개월간 ‘대전’을 키워드로 이응노에 대한 아카이브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했다. 이번 전시는 그 성과를 집대성하는 것으로 1부에서는 모색기와 새로운 현실탐구를 통해 이응노가 스승으로부터 독립하고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추구하던 시기(1920년대)부터 1958년 12월 유럽으로 떠나기 직전까지의 시기를 다룬다.

또 2부에서는 한국 정부가 발표한 동백림(‘동베를린’의 한문 표현) 간첩사건에 연루돼 한국으로 송환된 뒤 수감된 시기와 3부에서는 동백림 사건 이후의 활동에 대해 소개한다. 대전은 청년 이응노가 스승 김규진의 문하를 떠나 전주로 가기 이전 머물던 고장이자 1940~1950년대 수차례 개인전을 개최했던 곳이기도 하다. 동시에 1960년대 동백림 사건으로 수감되었던 상처의 공간이었다.

이와 함께 서거 후 이응노미술관이 건립된 도시로, 이번 전시는 그의 생애 전반에 걸쳐 있던 대전과의 연관성을 아카이브를 중심으로 살펴본다는 의미를 지닌다. 아울러 이번에 전시되는 아카이브들은 서울, 도쿄, 파리 그리고 유럽의 다양한 도시들을 무대로 활동한 세계적 작가 이응노가 그 이전 ‘충남 향토 예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불리게 됐던 배경에 대해서도 다룬다.

류철하 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미 많은 기록과 작품들이 사라진 상황에서 대전지역 원로들의 구술과 일기, 신문·잡지 기사 등 다양한 아카이브들은 이응노를 다시 살펴보는 과정에서 중요한 길라잡이가 된다"며 "아카이브와 대전을 키워드로 한 이번 전시가 이응노에 대한 연구의 공간적, 시간적 확대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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