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들여다보니 텅텅
취업자 전년 동월比 증가… 주36시간 미만 취업자가 견인
반면 주36시간 이상 취업자 감소폭 역대 최고 수준 나타나
3고 인한 인건비 부담이 36시간 미만 취업자 증가 원인 꼽혀

2022년 10월 충청권 고용동향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2022년 10월 충청권 고용동향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충청권의 고용 상황이 ‘겉’으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속’으로는 악화되고 있다.

취업자 수 증가의 상당 부분이 어르신들의 공공근로 일자리 등에 기인했고, 고용 상황이 불안정한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 수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10일 충청지방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대전 1만 2000명(1.5%) △세종 1만 4000명(7.3%) △충북 2만 1000명(2.3%) △충남 4만 4000명(3.5%) 증가했다.

거리두기가 완화된 이후 각 지자체 등의 축제·행사 등이 활발해지면서 일자리와 취업자가 증가,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는 통계상으로만 나타나는 왜곡된 지표에 가깝고, 고용의 질은 오히려 최악의 상황에 가깝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공공근로와 같은 사회간접자본 일자리 증가와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 등 불안정한 일자리가 전반적인 취업자 수 증가를 견인했기 때문이다. 실제 어르신들의 공공근로로 대표되는 사회간접자본 및 기타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대전 2만 2000명(3.2%) △세종 1만 1000명(7.0%) △충북 4만 3000명(7.0%) △충남 5만명(6.4%)나 증가했다.

주당 36시간 미만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대전 12만 4000명(40.4%), 세종 2만 4000명(26.1%), 충북과 충남도는 각각 10만 5000명(30.4%), 17만명(37.5%)나 급등했다.

반면 주당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대전 10만 8000명(-22.8%), 세종 1만 3000명(-14.3%), 충북과 충남은 각각 9만명(-15.9%), 12만 2000명(-15.9%) 감소하는 등 36시간 이상·미만 취업자 수의 증감폭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안정적인 양질의 일자리 대신 공공근로, 아르바이트 등 불안정한 고용 상황에 놓인 지역민들이 급등하면서 수치상의 고용지표만 개선된 것이다.

3고(고물가, 고금리, 고환율)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경기 악화 등에 인건비 부담이 늘면서 장시간 근무하는 직원을 채용하기보다 소위 ‘아르바이트 쪼개기’로 비용을 줄이고 있는 점도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 증가 원인의 하나로 꼽힌다. 대전 동구의 한 요식업체 대표 A 씨는 "직원을 채용하려면 기본 인건비 외에도 4대 보험료 등 부가적인 비용이 자영업자들에게는 큰 부담"이라며 "꼭 필요한 주방 인력 외에는 바쁜 시간대만 시급을 높이는 대신 근무시간을 줄일 수 있는 아르바이트로 일손을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