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새 충청권 대학 22.9% 감축
비수도권 전체 33.6% 줄어들어
수도권 대학은 불과 15.9% 감축
지방대학에 구조조정 떠넘긴 셈
입학정원 수도권 쏠림현상 심화
2025년까지 감축 계획 추진시
입학정원 중 수도권 비율 40%
지역 산업 기반 붕괴 부를수도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학령 인구 감소에 대응해 지난 20년간 대학교 정원 감축 정책이 추진됐지만 사실상 비수도권에서만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20년 새 충청권 대학에서 20%, 전국적으로는 30% 이상 정원이 줄었지만 수도권은 감축률이 불과 10%대에 그치면서 인구 감소 위기를 비수도권에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전국 대학교 입학 정원은 2003년(65만여명)에 정점을 찍은 뒤 20년간 구조조정 정책을 거쳐 축소됐다.

충청권 대학에서는 2003년 55개교에 10만 7974명에 달했던 입학 정원이 5년 뒤인 2008년 9만 7723명으로 1만명 이상 감축된 데 이어 지난해까지 총 2만 4830명이 줄어 8만 3144명(52개교)을 기록했다.

20년 새 입학 정원 22.99%가 줄어든 셈이다. 전국적으로도 20년간 320여개교에서 18만 674명(27.7%)이 감축돼 전체 입학 정원은 65만 3170명에서 47만 2496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수도권 대학이 차지하는 비율은 10%대에 그친다. 수도권 대학 110여개교의 입학 정원은 2003년 22만 407명에서 지난해까지 3만 5101명이 감축돼 18만 5306명을 기록했으며 20년간 감축률은 15.9%로 집계됐다. 동기간 비수도권에서는 14만 5573명이 줄어 감축률이 33.6%에 달했다.

비수도권 중심의 감축 정책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입학 정원의 쏠림 현상도 가속화됐다. 전체 입학 정원에서 수도권 대학들이 차지하던 비중은 2003년 33.7%에서 지난해 39.2%로 올라섰다.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2022~2025년 정원 감축 계획이 추진된다면 수도권 대학의 비중은 40%(40.18%)를 넘어서게 된다.

반면 충청권에서는 2025년까지 4325명이 더 감축돼 2003년 이후 전체 감축 규모가 3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수도권을 기준으로는 2025년까지 1만 4244명이 줄어 27만 2946명의 입학 정원이 남게 된다.

이러한 실태를 두고 교육계에서는 지역 인재들의 수도권 유출이 더욱 가속화 돼 장기적으로 지역대학과 대학으로부터 인력을 수급해야 할 산업 기반 등의 붕괴를 야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국가균형발전, 지역 소멸 위기 등 의제와 관련해서도 지역대학의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감축 계획에 지역대학을 위한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충남의 한 사립대 총장은 "학령 인구 문제는 전국적이고 국가적인 문제"라며 "전국 대학의 정원 감축을 고르게 추진하지 않는다면 수도권 대학의 정원을 채운 뒤 남은 학생들이 비수도권으로 내려오게 돼 지역대학의 미충원율은 더 높아지고 종국엔 문을 닫는 지경에 이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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