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찬 K-water 금강유역본부장

전세계가 이상기후로 몸살을 겪고 있다. 유럽은 500년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고, 중국의 양쯔강 수위는 1865년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이제 이상기후는 일상이 되어가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예년 같으면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한창일 8월초, 중부지방은 기록적인 집중강우로 피해가 속출한 반면, 남부지방은 마른 장마와 폭염으로 가뭄이 심화되었다. 또한, 최근에는 초대형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제주를 비롯한 남부지방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상기후는 호내 환경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올해도 주요 상수원 중심의 녹조 발생으로 금강유역 대표적 식수원인 대청호의 회남수역에 8월 25일부로 조류경보 관심단계가 발령되었다. 전년대비 발령시기는 12일 늦은 수준이나, 개체수는 급격한 증감을 보였다. 8월 이전에는 과거 10년 평균 75% 수준의 적은 강우량으로 수온이 급격히 상승하였고, 집중호우 이후에는 다량의 오염물질이 호내 일시 유입되어 조류발생에 유리한 환경이 형성된 결과이다.

K-water에서는 녹조대응을 위해 유관기관 협업체계와 다년간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각적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녹조 집중 발생구간인 회남·서화천 지역을 중심으로 녹조제거선 5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회남지역은 미세기포로 녹조를 저감하는 나노버블 장치 4대를 도입했다. 서화천 유역에는 무인 모니터링이 가능한 에코봇과 하류 녹조확산 방지를 위해 녹조를 인위적으로 성장시켜 녹조를 저감·제거할 수 있는 수상퇴치밭 1개소를 운영 중에 있다.

또한 녹조의 근본적 원인인 유역 오염원 저감을 위해 비점오염원 저감 사업, 홍수터내 국유지를 활용한 수변생태벨트 사업, 윗물개선을 위한 도랑살리기 사업 등 정부정책을 반영한 다양한 물환경 개선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녹조가 발생하면 먹는 물에 대한 국민 우려가 높아진다. K-water는 맛, 냄새, 독소 등 사람의 물 이용에 직접적으로 지장을 주는 유해남조류 4종을 별도로 지정하여 보다 엄격히 관리하고 있으며, 대전·세종·충청지역 최대 식수원인 대청댐을 수원으로 하는 정수장에서는 취수수심 변경, 모니터링 강화, 이취미 대응을 위한 고도처리 등으로 원수부터 공급과정까지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대청호 물을 공급받는 정수의 냄새와 조류독소 물질은 모두 기준치 이내로 유지하고 있다.

녹조를 구성하는 남조류는 35억년 전 출현하여 지금까지 환경변화에 적응해 왔으며, 광합성으로 산소를 생산하는 생태계의 중요한 1차 생산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물론, 다량 증식된 조류는 여러 불편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대응으로 저감해야한다. 정부와 K-water 등 관계기관은 녹조로 인해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므로 국민의 신뢰와 관심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K-water도 국내 유일의 물관리 전문 기관으로서, 녹조 관리와 안전한 먹는 물에 대한 국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하여 더욱 노력할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