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논의 끝에 재검토 결정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높아져
투자보다는 현금확보에 무게"
道 "신중한 검토" 낙관적 입장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SK하이닉스의 청주 추가 투자가 보류됐다.

연합뉴스는 19일 SK하이닉스가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어 청주공장 증설 안건을 의결하려고 했으나, 논의 끝에 결국 최종 결정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애초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열린 이사회에서 청주 M17팹 증설 투자를 확정키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충북도와 청주시는 지난달 30일 SK하이닉스의 청주 추가 투자를 환영하는 보도자료를 준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이사회에서는 청주 추가 투자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추가 투자가 보류된 것은 이사회에서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반도체 전문가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향후 2~3년 후의 시장 상황을 고려해 선제적인 공장 증축이 필요하고 지금이 그 시점인 것은 맞지만 경영진 쪽에서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투자 보다는 현금 확보 방안에 무게 중심을 두면서 최종적으로 보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청주 투자설은 이 회사가 추진 중인 경기도 용인 반도체클러스터가 지연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는 더딘 토지보상과 토지주의 반발, 공업용수 확보 어려움 등으로 인해 착공이 늦어졌다. 지난 14일 열린 예정이었던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착공식도 취소됐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가 지연되면서 이미 SK하이닉스가 확보 중인 청주테크노폴리스 3차 부지에 대한 추가 투자설이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이 곳에 각각 44만 1566㎡와 3만 9374㎡의 산업시설용지를 확보하고 있다. 토지 보상은 마무리 단계고, 전력확보와 환경대책도 준비된 상태였다. 공업용수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지만 충북도·청주시와 SK하이닉스가 환경부를 상대로 협의에 나서 의견 폭을 좁혀나가고 있었다.

SK하이닉스는 청주에 대한 추가 투자를 보류했지만 충북도는 아직 낙관적인 입장을 버리지 않고 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최근 한 중앙언론과의 인터뷰에서 SK하이닉스의 공장 증설 문제에 대해 "SK하이닉스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이 보류됐는데 좀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본다"며 "부지는 결정됐고 전기와 용수도 모두 확보하는 등 도움을 줬기 때문에 곧 투자가 이뤄져 착공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취지로 답한 바 있다.

비록 SK하이닉스 이사회에서는 청주 투자 추가가 보류됐지만 정치적으로 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업통산자원부는 지난 2월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참석한 가운데 ‘반도체 투자활성화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산업계의 투자계획 조사를 바탕으로 올해 56조 7000억원 규모의 국내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국내 경제는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찾아오는 스태크플레이션에 진입하고 있다. 기업의 투자 축소는 경기 침체를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 규제 완화 등의 인센티브로 기업의 추가 투자를 유도할 가능성도 있다.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 연합뉴스.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 연합뉴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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