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ISSUE]
충청권 메가시티 추진 과정서
다양한 교류·경쟁 이뤄지면
시너지 효과 발휘할 수 있어

대전 하나시티즌의 '일본 특급' 마사가 지난 3월 2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7라운드 홈 경기 경남FC와 경기에서 3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2022.3.26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 하나시티즌의 '일본 특급' 마사가 지난 3월 2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7라운드 홈 경기 경남FC와 경기에서 3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2022.3.26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더비(Derby)는 스포츠에서 지역 간 라이벌전을 뜻한다. 특히 축구에서 많이 쓰이며 최근에는 지역 외 다양한 요소의 라이벌전도 더비로 표현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더비는 스페인 라리가의 FC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의 엘클라시코,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리버풀FC의 노스웨스트 더비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더비가 있다. 1929년부터 1945년까지 이어진 경평대항축구전은 당시의 시대상황이 더해지며 최고의 흥행경기였다. 강릉중앙고와 강릉제일고의 경기인 강릉 단오축구정기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더비로 꼽히며, 연세대와 고려대의 연고 혹은 고연전은 다양한 종목에서 최고의 라이벌전으로 거론되고 있다. K리그에서는 FC서울과 수원삼성의 경기가 슈퍼매치로 불리며 사랑받고 있다.

더비 혹은 라이벌전은 흥행·마케팅에서 최고의 요소다. 유럽의 스포츠마케팅 전문회사인 스포츠밸류가 연구한 결과 유럽 챔피언스리그의 경제 효과는 1993년 4500만유로(약 597억원)에서 2017년 46배 증가한 21억유로(약 2조 7800억원)가 됐다. 스폰서와 중계권 외 교통, 숙박 등 직간접적 효과도 크게 상승했다.

인천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으로 원순재 씨가 제출한 ‘K-리그의 관중 유입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09년까지 K-리그 정규시즌 1497경기의 실증자료를 분석한 결과 라이벌팀간 경기가 관중들의 K-리그 유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 다음이 주말경기다.

경기장에 많은 관중이 입장하면 구단의 입장수익은 늘어나고 중계권료, 광고 및 스폰서 유치, 기타 부대사업을 통해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충청권 프로축구팀이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재정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지역 라이벌전의 활성화는 프로축구팀의 재정독립에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다.

대전하나시티즌이 K리그1에 승격하지 못 한다는 전제가 깔리지만 2023년 대전하나시티즌, 충남아산FC, 충북청주FC, 천안시축구단이 K리그2에 함께 한다면 다양한 스토리가 더해지며 지역라이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대전과 청주, 천안과 아산은 생활권을 공유하면서도 역사, 문화, 근대화 이후 성장과정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다. 홈·원정 경기의 구분도 사실상 없다. 대전과 청주, 천안과 아산은 상대방 원정경기 구장을 방문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홈구장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2팀이 아닌 4팀의 경쟁은 서로 물고 물리는 복합적 관계를 설정하면서 다양한 스토리가 가미될 수 있다. 기업구단인 대전하니시티즌이 전력상 가장 앞서겠지만 라이벌전은 전력만으로 승패가 결정되지 않는다.

필수적으로 갈등이 따라붙는 지역 더비가 지나치게 과열되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충청권메가시티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라이벌전을 통한 다양한 교류와 경쟁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라이벌전에 대한 흥행 및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박종진 충북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스포츠에서 라이벌전은 관중의 흥미와 함께 교통, 숙박, 요식업 등 다양한 경제효과를 발생시킨다"며 "충청권에서는 인접 도시간 라이벌전이 시작되는 만큼 충청권팀 간 경기는 원정팬의 입장요금을 할인해주고 축구팬을 위한 관광코스를 개발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정책도 뒷받침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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