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청주시 남이면 부면장

나는 팀장이다.

작년 3월 처음 팀장을 달고 슬기로운 팀장이 되고 싶어 유능한 선배 팀장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팀장 매뉴얼은 없나?"라고 물었다. 그런데 그 팀장은 농담으로 흘려듣기를 거부하고 팀장 매뉴얼에 대한 답을 주었다.

그에 대한 존경의 답가(答歌)이자 나름 고민한 흔적을 슬기로운 팀장생활이라고 정리한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이 인기가 많았다. 출생의 비밀, 불륜, 억지스러운 상황 등 자극적인 막장 드라마 속에서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다 챙겨 보지는 않았지만 본 드라마가 표방하는 작지만 따뜻하고, 마음 한켠을 묵직하게 채워 줄 공감의 이야기라는 것은 금방 알 수가 있었다. 이러한 슬기로운 의사 생활을 본받아 슬기로운 팀장 생활은 벗, 곁, 앞이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슬기로운 팀장생활의 첫 번째는‘벗이 되자’이다. 벗이란 서로 친하게 사귀는 사람 또는 사람이 늘 가까이하여 심심함이나 지루함이 없는 사람을 뜻한다. 벗팀장은 함께 웃으면서 친구처럼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드는 것이다. 혹자는 직원들과 아무 허물없이 지내면 위계질서가 무너지고 조직의 효율성이 저하된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우리 슬기로운 팀원들은 그 가까움의 적당한 선을 무리 없이 찾아내 지켜줄 것이다.

다음으로 슬기로운 팀장생활을 위해 ‘곁에 두자’이다. 곁이란 공간적·심리적으로 가까운 데 또는 가까이에서 보살펴 주거나 도와줄 만한 사람이라 정의한다. 곁팀장은 함께 있으면서 가족처럼 서로 도움을 주는 직장을 만드는 것이다. 혹자는 상사가 교묘히 심리적으로 직원을 지배하여 상처를 내거나 조직의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걱정한다. 그러나 우리 슬기로운 팀장들은 그 보살핌의 적당한 선을 손쉽게 찾아내 챙겨줄 것이다.

‘앞서 가자’가 슬기로운 팀장생활의 마지막 단추이다. 앞이란 향하고 있는 쪽이나 곳 또는 차례나 열에서 앞서가는 것을 의미한다. 앞팀장은 함께 행동하면서 혁신기업처럼 도약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드는 것이다. 혹자는 팀이 너무 앞서가면 시기 질투가 따르고 조직의 신뢰성이 무너진다고 염려한다. 그러나 우리 슬기로운 조직은 그 앞서감의 적당한 선을 조화롭게 찾아내 같이 갈 것이다.

앞서 말한 유능한 선배 팀장은 팀장 매뉴얼로 많이 공부하고, 할 일을 간파하고, 조화롭게 정치하는 것을 주문했다. 백번 옳다. 이제 함께 슬기로운 팀장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앞으로 슬기로운 팀장이라고 쓰고, 슬기로운 벗장·곁장·앞장이라고 읽자. 그러려면 최우선적으로 팀원을 위해 나는 오늘도 칼퇴 팀장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