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섭 대전제일고 배움터지킴이

다사다난했던 신축년 한해가 지나고 2022년 임인년 새해가 힘차게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밝았다. 여우도 죽을 때는 머리를 고향쪽으로 두고 죽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고향에 대한 향수는 우리 모두에게 그리운 존재일 것이다.

필자는 37년의 경찰생활에서 공직생활 30여년을 북한 탈북민이 탈북해 하나원에 입소, 소정의 교육을 받고 사회에 배출되는 시간부터 그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하면서 그들의 남한 사회 정착을 위해 헌신의 노력을 다 받쳤던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그들의 애환을 다시 한번 회상해 본다. 부모·형제를 뒤로 한 채 아무도 아는 사람 없는 대한민국으로 탈북해 이 사회에 정착하기란 정말로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신변보호관이란 직책으로 그들과의 첫대면에서 부터 전입신고와 주거지 이사까지 부모처럼, 가족처럼, 친형,동생처럼 동사무소에 전입신고를 시작으로 그들과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정년으로 퇴직을 하고 난 후에도 그들과 소통하며 애로 사항 등을 청취하고 보듬어 주다 보니 탈북민에겐 대한민국에서 제일의 인연이자 은인 관계로 이어졌다.

대부분 탈북민들은 신변보호관과 많은 대화를 하고 어려움을 빠짐없이 이야기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때론 자기들을 감시한다는 생각으로 대화를 거부하고 어려움을 물어도 함께하지 않는 일부 탈북민이 있다. 신변보호관의 진실한 마음을 믿고 따라주면 정말로 쉽게 우리 사회에 잘 적응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탈북과정에서 겪은 트라우마와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감래하지 못하고 고향에 두고 온 부모 형제를 그리워하며 죄인처럼 살면서 부적응으로 일관해온 일부 탈북민들도 있다. 이들은 혼자 고민을 해결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생각으로 제3국을 통한 월북, 본인이 탈북했던 루트를 이용해 월북하는 안타까운 탈북민이 가끔 발생하고 있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우리나라로 입국한 탈북민은 이젠 350만명을 넘었다.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그들에게 장벽이 될 수 있는 우리가 바라보는 시각부터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환경으로 탈바꿈을 해야 한다. 남·북한에서 성장한 환경과 문화가 다르고 사상과 이념이 다르게 배웠더라도 그들에게 우리 사회에게 적응 하는데 꼭 필요한 최소한의 교육을 철저히 준비해 그들에게 장벽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탈북민에 대한 정책도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흐르면 변화의 물결에 맞춰 교육도 삶의 지혜도 함께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에 정착하는 수많은 탈북민들에게 ‘창밖에 탈북민’이 아닌 대한민국의 국민이자 우리 사회의 동반자로 사회적 보장제도부터 평등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고 고기를 잡아 나누어 주는 것 보다 고기를 잡는 기술을 가르치는 새로운 사회 적응력을 길러 주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에서는 탈북민과 함께하는 각 경찰서 신변보호관의 제도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신변보호관 인원을 확충해야 한다. 신변보호담당관 한명 당 탈북민 10명 정도를 신변보호 할 수 있는 현실적 보호체계를 마련하고 신변보호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해 되돌아 가지 않는 탈북민이 다시 나오지 않도록 정부와 관련 부처가 앞장서 해결 할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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