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따뜻해질 나눔]
코로나 장기화… 경영실적↓
올해 대전·세종 고액기부
전년比 각각 3억·1억 감소
나눔명문기업 가입도 줄어
"지역 상생 위한 기부 필요"

충청권 아너소사이어티 기부금액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권 아너소사이어티 기부금액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충청권 나눔온도 100도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기업들의 이른바 ‘통 큰 기부’가 핵심으로 꼽힌다.

개인 기부는 소액으로 다수에게 쓰이지만 달리 기업·단체의 기부는 복지단체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규모를 키울 수 있고 현안사업 해결에 사용될 수 있어 무엇보다 적극적인 기업의 참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올해 충청권 나눔온도 목표액은 286억 1300만원이다.

매년 달라지는 목표액은 지난 3년치 실적총액을 더해 평균을 나누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중앙회에서 산정해 각 지역지회 목표액을 조정해주는 구조로 이뤄진다.

지난해 충청권 목표액이 252억 2000만원으로, 올해 약 34억원 가량 늘어난 만큼 개인을 포함한 기업들의 참여가 큰 상황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장기화가 기업들의 경영실적 저조로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기부문화가 위축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실제 올해 1~11월까지 충청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아너소사이어티(고액기부자클럽)’ 기부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동기대비 대전과 세종은 각각 3억과 1억이 줄었다.

충남은 7억원 증가했지만 기부정점인 12~2월에 대폭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충남지회 관계자는 "지난해 특수하게 연말시즌에 고액 기부자 5명이 가입하면서 증가한 수치"라며 "3~11월 기간만 따져보면 2억원가량 줄은 것으로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복지계는 이같은 고액 현금후원 감소세 원인으로 기업들의 매출적자를 꼽고 있다.

실제 충남의 경우 산업단지 내에 대기업들이 위치해 있지만 본사가 수도권에 있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충남지회로 전달되는 기부액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상황이다.

세종은 정부세종청사와 공공기관이 있지만 외지인이 많고 대부분 중앙회에 기부하는 형식이다보니 실제 세종지회가 받는 혜택은 적다.

이뿐만 아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 기업 기부자 모임인 ‘나눔명문기업’ 역시 관심이 옅어지고 있다.

대전의 나눔명문기업은 지난해 8곳이였지만 올해는 4곳으로 줄었고, 충남은 지난해와 올해 6곳에 그치는 아쉬움을 보였다.

세종은 올해 2곳이 가입했지만 지난해 코로나로 가입한 기업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갈수록 기업의 기부가 줄어들게 되면 내년도 사업 구상 및 사회적약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어 이른바 기업의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인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이 요구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위드코로나 시대에 지역민들이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지역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의 기부는 필수라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양혜진 대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충청권에 소재한 기업이 지역사회에 기부하면 지역 사람들이 지역을 살리는 ‘지역상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역 기업의 기부는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돼 향후 이윤창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기업의 기부가 개인의 기부에 모범이 되는 역할을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업의 기부가 선행된다면 개인의 기부를 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코로나로 취약계층에 타격이 큰 시기에 기업과 개인의 동반 기부문화가 확산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지수·김지현 기자 yjs7@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