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지역 건설사, 자금조달력 취약·성장여력 한계 드러내
낮은 신용등급·비우량 건설사 낙인 등 이유로 금융조달 힘들어
건설업계 "울며겨자먹기로 2·3 금융권 찾아…지역 은행 출범 절실"

[충청투데이 이승동 기자] 충청권 지역 건설사가 성장둔화 궤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영능력과 자금조달력에서 취약성을 드러내면서, 민간공사 수주 및 개발사업 진출 등 성장여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탓이다. 무엇보다 볼품없는 신용등급, 비우량 건설사 낙인 등 평판 리스크가 은행권의 여신정책에 반영돼 자금사정을 한층 더 악화 시키고 있다는데 시선이 고정된다.

최근 대전시가 공개한 대전지역 건설업 현황을 보면, 종합건설업체는 364개 업종에 318개 업체가 포진돼있다. 대한건설협회 충남도회가 알린 충남지역 업체수는 664곳에 이른다.

이들 건설사 대부분은 자금줄 확보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을 상대로 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실패 등 비우량 기업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건설사의 중장기적인 성장여력을 가로막는 불안요인으로 지목된다. 자금경색은 건설사 유동성 악화 및 연쇄부도 우려까지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PF대출은 금융사가 자금을 빌려줄 때 담보 없이 사업주의 신용이나 프로젝트의 경제성 등만을 고려하는 대출을 말한다. 사업장에 문제가 생길 경우엔 보증기관이 대신 대출금을 갚아주기 때문에 금융사가 돈을 떼일 위험은 줄어든다. 일종의 저위험 저수익형 PF대출인 셈이다.

반면 자금력이나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건설사는 외면 대상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의 신용등급은 업력, 부채비율 자산회전률 등 다양한 항목을 고려해 판단한다. 특히 재무상태가 건전해야한다”면서 “신용등급이 b- 이상이돼야만 신탁사의 책임준공이 가능하다. 신탁사 보증이 이뤄져야만 PF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지역 건설사 중 b- 업체는 극소수의 불과하다”고 말했다.

크레탑(CRETOP)으로 불리는 한국기업데이터를 보면, 대전지역 건설업체 중 bbb+ 이상 긍정적 신용등급을 확보한 업체는 4~5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금융권에서 통상 신탁작업이 가능한 신용등급 b- 이상 업체는 20여곳에 머물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금맥으로 불리는 ‘주택사업 시장’ 진출 문턱도 높다. HUG를 통해 주택보증 및 PF 대출발급 요건을 갖춘 지역 건설사는 10여 곳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30 곳의 건설업체가 주택보증 및 PF 대출 단골고객으로 포진돼있는 호남지역과 상반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지역 건설사의 민간사업 진출 포기에 대한 재탐색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대전지역 A건설업체 대표는 “지역중소건설사 대부분은 민간사업 진출에 엄두를 내지못하고 있다. 공격적 민간사업 도전업체 실종, 관급공사 의존, 열악한 재정 등으로 성장여력을 찾지 못하는 건설사가 대부분”이라며 “건설업체들의 자금 압박은 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이유로 여신 심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도가 낮아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업체들은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울며겨자먹기로 2·3 금융권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당장 지역 은행 출범을 통해 지역 건설사의 성장여력을 확보하는 것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