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점검]
관광호텔들 경영난에 ‘줄폐업’, 빈 자리에 주상복합·생활형숙박시설
지역 유일 5성급 리베라 폐업 주거단지화 '발화점' 작용
非아파트시장 열풍도 한 요인, 오피스텔 등으로 전환 잇따라
역세권 호재 분양 완판…가속화, 관광특구, 주거특구로 변질 우려

대전 유성온천관광특구 내에 위치한 한 식당이 휴업 푯말을 내건채 굳게 문을 닫은 모습. 이정훈 기자
대전 유성온천관광특구 내에 위치한 한 식당이 휴업 푯말을 내건채 굳게 문을 닫은 모습.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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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대전 유성온천관광특구가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 관광호텔들이 경영난으로 잇따라 폐업하고 그 빈자리에 주상복합과 생활형숙박시설 등 주거시설 건립이 추진되면서다. 유성온천관광특구는 온천수로 전국구 유명세를 떨쳤지만, 수요와 공급이란 경제논리를 타고 대규모 주거단지화가 진행되고 있다.

지역 부동산 업계의 전언을 종합하면, 유성온천관광특구의 주거단지화 발화점은 봉명동 호텔리베라의 폐업에서 시작됐다는 게 중론이다. 2017년 지역 유일 5성급 호텔이 경영난으로 폐업했다는 사실은 유성온천관광특구가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뒤이어 호텔부지에 49층 820세대 주상복합 추진 계획이 알려지면 디벨로퍼 업계에 큰 시사점을 안겼다. 공급부족에 따라 비 아파트시장도 아파트 대체재로 인기를 끌면서 부동산 업계가 다른 시각으로 유성온천관광특구를 재해색한 것이다.

주거시설이 숙박시설보다 사업성이 더 크다는 점을 확신한 투자자들이 잇따라 뛰어들면서 유성온천관광특구엔 본격적인 주거단지 개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호텔리베라 이후 2018년 아드리아호텔도 경영난으로 폐업하고 595실의 생활형숙박시설 건립이 계획됐다.

생활형숙박시설은 오피스텔처럼 취사나 세탁도 가능해 사실상 아파트나 다름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  호텔리베라와 아드리아호텔에 이어 최근에도 호텔 두 곳이 숙박시설에서 주거시설로의 변태를 진행하고 있다.

레전드호텔 부지에는 지하 5층~지상 24층 1300세대 규모 생활형숙박시설 건립이 추진중으로 최근 대전시 건축심의를 조건부로 통과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라온 컨벤션호텔 부지에도 지하7층~지상 31층 280호실 오피스텔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으로, 현재 시 교통영향평가가 진행 중이다.

유성온천관광특구에 부동산 개발바람이 부는 또다른 배경은 입지적 장점이 돋보인다는 점이다. 대전도시철도1호선 유성온천역의 역세권은 물론 2호선 트램이 예정돼 있고 유성IC와 고속터미널 등 교통인프라가 뛰어난 곳이다.

오피스텔 및 생활형 숙박시설 등 비 아파트 수요층인 젊은 세대들의 수요를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호텔부지에 지어진 주거시설들이 분양완판 행진을 이어간다면 유성온천관광특구의 주거단지화가 가속화되고 결국 관광특구로써의 맥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지역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10여년 전에도 이런 움직임이 감지됐지만 국제금융위기가 닥쳐 무산된 것으로 안다"며 "최근 다시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서 주거시설화가 현실화된 것이다. 호텔리베라 앞 주차장 부지에 추진 중인 생활형 숙박시설도 지난해 완판돼 투자 확실성도 커진 상태"라고 말했다. 박현석 기자=standon7@cctoday.co.kr

표-◆유성온천관광특구 옛 호텔부지 주거단지 조성 현황

호 텔 주소 주거단지 계획 진행상황
호텔리베라 봉명동 820세대 49층 주상복합 추진 철거  완료
아드리아호텔 봉명동 595실 생활형숙박시설 추진 유치권  행사중
레전드호텔 봉명동 24층 생활형숙박시설 추진 건축심의  통과
라온컨벤션호텔 봉명동 31층 280호실 오피스텔 추진 교통영향평가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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