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복 폴리텍대 청주캠퍼스 학장
시대변화 대비 중·장기적 교육 필요
반도체 특화교육시설 FAB 건립 예정
지역산업맞춤·폴리텍 주도사업 추진
각 과정 전문인력 1000명 육성 계획
평생 직업능력개발 교육·훈련 목표
다양한 연령층 현장중심 인재 육성
지역산업 수요 맞춤 커리큘럼 운영
입학부터 취업까지 체계적 관리도

▲ 이한복 폴리텍대 청주캠퍼스 학장. 사진=김희도 기자
▲ 이한복 폴리텍대 청주캠퍼스 학장. 사진=김희도 기자

[충청투데이 김희도 기자] 코로나19 확산, 산업구조의 재편 등에 따른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줄어들면서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다. 전체 일자리 수는 증가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당수가 음식 배달, 건설 현장 노동 등 단기 일자리로 고용 안정률은 낮아진 상태다. 고용률이 대졸자들을 감당하지 못하자 대학무용론까지 나오는 시대가 도래했다. 여기에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까지 더해져 지방대학들은 존폐 위기를 맞았다. 4차산업혁명시대로의 전환점에서 전문교육의 발빠른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신임 이한복 폴리텍대 청주캠퍼스 학장을 만나 직업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을 들어봤다.

대담=심형식 충북본사 부국장

-청주폴리텍대학 학장에 지원한 이유.

"교육계에서의 여러 경험을 살려 우리 학생들이 급변하는 미래에서도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고, 예측하지 못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지혜와 역량을 키우는 일에 매진하기 위해 지원했다." 이한복 학장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를, 폴란드과학아카데미 정치학연구소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참여정책연구원 정책실장, (재)경기도교육연구원 원장, 경기도교육청 정책기획관 등을 역임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폴리텍대학은.

"피해갈 수 없는 사회 추세다. 교육 정책을 20년 했고 지난 7년간은 경기도교육청에 있었는데 179만이던 경기 지역 학생 수가 지난해 147만으로 떨어졌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70만 이상이면 제2부교육감 체제를 운영하게 돼 있어 경기도교육청은 해당 법률이 시행된 2005년부터 경기북부지역 교육행정을 관할하는 교육감 소속의 북부청(전 제2교육청)을 의정부시에 신설해 수원시의 남부청과 북부청에 각각 제1·2부 교육감 1명씩을 두고 있다. 그런데 학생 수 감소로 인해 법적으로 운영 요건이 충족하지 못해 경기 지역도 난감한 상황이다. 수도권이 이런데 다른 지역은 말할 필요가 없지 않겠나. 그래도 폴리텍대학은 당초 설립취지가 실용적·취업 중심 교육으로 명확하고 소속 교직원들이 잘해줘 그동안 별 탈 없었다. 하지만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시대 변화에 맞춰 교육·훈련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주폴리텍대학의 역할은.

"소위 SKY라고 부르는 명문대를 나와도 취업이 불투명한 시대가 돼버렸다. 그럼에도 학교 교육은 아직도 학생들의 진로를 위한 교육이 아닌 진학에 머물러 있다. 아이들의 진로와 적성을 찾아 그 분야의 전문 인재로 육성해야 하지만 현실은 대학 진학에 치중해 있는 것이다. 문제점에 대한 해법을 폴리텍이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해야 한다. 우리 대학은 일반 대학과는 달리 실습·훈련에 강점을 두고 있는 만큼 언제든 산업의 변화에 발맞춰 교육 과정, 내용 등을 바꿀 수 있다. 실제로 신산업에 적합한 교육을 하기위해 거의 매년 학과개편을 한다."

-정부가 발표한 K-반도체 벨트에 충북도 포함돼 있다. 청주폴리텍대학의 전략은.

"반도체 중장기 발전방안을 세웠다. 그 중 대표되는 것이 반도체 특화 교육시설인 FAB 건립이다. 수준 높은 교육시설을 갖춰 고급인력들을 배출해 고용효율이 올라가면 반도체 위상도 높아지게 되고 지역의 위상도 덩달아 올라갈 것이다. 여기엔 설계비 25억, 건축비 56억, 클린룸 공사 30억, 유틸리티 공사 10억, 장비이설비용 20억, 인테리어·비품비 10억 등 총 151억원이 투입된다. 시설 구축을 포함한 추진계획을 3단계로 구분하자면 먼저 반도체 클린룸 기반 조성 및 설계를 진행하고, 내년부터 2023년까지 반도체 클린룸을 신축해 특화교육기반을 조성한다. 2024년부터는 지역산업맞춤 교육 확대 및 폴리텍 주도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도 2년제 학위과정, High Tech 과정, 고숙련 일학습병행제 P-Tech 과정, 전문대 재학생 단계 일학습병행 과정, 단기과정(미취업자 양성과정), 재직자 직무 향상 과정 등을 연차별로 진행해 2025년까지 해당 전문 인력 1000명을 육성할 계획이다. 청주 폴리텍대는 반도체 특화 캠퍼스로써 반도체인력양성의 핵심 메카 역할을 할 것이다. 다만 청주 폴리텍대학만의 역량으로는 사업 추진에 한계가 있다. 충북도와 청주시 등 지자체의 도움이 절실하다."

-추구하는 교육방향은.

"폴리텍대학은 '평생 직업능력 개발'을 추구한다. 20·30대뿐만 아니라 40~65세 중장년층에게도 취업과 직장에서 쓸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교육부가 하는 평생학습과는 상반된 개념을 갖는다. 그래서 교육·훈련 과정에도 50%가량의 대학생 대상 학위 과정 외 나머지는 다양한 연령·계층을 위한 비학위 과정이 차지한다. 기술 역량의 신장을 꾀하기 위해서다. 대표적으로 18세 이상 경력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전반기 공동주택 ERP&회계사무행정, 후반기 공동주택 ERP&일반사무직, 공동주택 및 기업체 시설(전기)주임 양성과정 등을 하는 '여성 및 베이비부머 재취업 과정'을 진행하는데 이 교육은 지난해 여성 76.7%, 베이비부머 85% 취업률을 기록했다. 기술능력향상을 위한 중소기업 재직자 대상 교육도 한다. 기업이 신규직원을 채용해 현장에서 가르치고, 교육훈련기관에서 이론교육을 해 현장 중심 인재로 육성하는 것으로 이수하면 해당 분야 국가기술자격증 취득 기회도 부여된다. 이외에도 인생 이모작, 삼모작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 교육과 더불어 대학 위탁과정, 대졸 및 미취업자 과정 등 여러 계층에 속한 이들에게 실질적인 직업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경남과 울산에서 공유 대학(USG)이 지난해 시행됐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언론을 통해 관련 내용을 접했다. 여러 대학이 한 대학처럼 연합해 우수 인재를 공동 육성하는 체계이고, 대학, 기업, 지자체가 협업 시스템을 구축해야 가능하다. 아직 대학 현안을 파악하는 중이라 이와 관련해 추후 자세한 검토를 해야겠지만 대학 간 상생을 위해, 지역 발전을 위해 이 같은 정책은 청주에서도 추진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충북 소재 전문대학들 중 청주폴리텍대학의 취업률이 가장 높은 이유는.

"우리 대학은 81.5%의 높은 취업률로 충북지역 전문대학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2020년 정보공시기준 충북지역 전문대학 평균 73.2%) 이는 FL(Factory Learning) system, 소그룹 지도교수제, 기업전담제 등의 학사운영 시스템이 한데 어우러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FL(Factory Learning) system'은 매년 지역산업의 수요에 맞춘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교과에 적용하는 현장실무 중심의 교육방식이다. 이를 통해 우리 대학은 학생이 기업이 원하는 실무적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전체교과 중 실습을 60% 이상 편성하고, 최신식 교육훈련장비로 실제 산업현장과 동일한 실습환경을 갖췄다. 또 교수-학생 간 깊이 있는 교류가 가능하도록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10명 내외 소그룹으로 편성·지도하는 소그룹지도교수제를 시행해 입학부터 취업, 졸업 후 사후지도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학과 관련 기업체와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는 기업전담제도 시행해 학생들의 안정적인 취업처로 기업들을 활용·관리하며, 분기별로는 기업전담업체 대표 또는 인사담당자를 초청해 재학생 대상 취업설명회도 개최하고 있다. 이외 지역 유관기관(고용센터, 중진공 사업위탁기관 등)과 협업해 취업컨설팅, 취업특강 등 다양한 취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기업체 인재상으로 가장 중요한 덕목인 참된 인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참인폴리텍, 국내·외 기술봉사 등 활발한 인성프로그램도 갖췄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폴리텍대학은 고용노동부 산하의 학교법인이며, 현장 중심의 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공공 직업교육 훈련기관이다. 대학생뿐만 아니라 경력단절여성, 베이비부머 등 취업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발전 기여에 책임감을 가진다. 더불어 폴리텍대학 청주캠퍼스가 시대적 흐름에 발 빠르게 맞춰 AI 등 신성장 분야의 융합형 기술·기능인력 양성에 힘쓰는 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정리=김희도 기자 huido02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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