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간 '땅따먹기'…거기엔 투기세력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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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사간 '땅따먹기'…거기엔 투기세력도 있었다
  • 박현석 기자
  • 승인 2020년 10월 14일 19시 28분
  • 지면게재일 2020년 10월 15일 목요일
  •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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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개발사업 관건인 토지 매입 도안신도시 2단계 투기세력 판쳐
한블록에 복수개발사 따라 붙어…법적다툼 비화·원주민간 갈등도
불필요한 소모전…지연·지가상승, 고분양가로 이어져…시민들 피해

[대전 주택공급 동맥경화, 결국 피해는 시민들의 몫]
<글 싣는 순서>
<1> 민간도시개발사업 멈추고 있다
<2> 민간도시개발 투기세력이 주택공급 늦춘다 
<3> 민원·소송에 소극행정…주택공급은 하세월
<4> 피 튀기는 토지확보전, 고분양가 초래
<5> 전문가들의 제언은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대전 민간 도시개발사업 일부에서 시행사를 가장한 투기세력이 기승을 부리면서 시민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매입한 토지를 비싸게 되팔면서 부풀려진 땅값은 결국 분양가에 반영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토지확보전이 치열한 대전 도안신도시 2단계가 이런 투기세력들의 주 활동 무대다. 도안 2단계는 애초 공영개발로 시작됐다.

그러나 이주자 택지 보상을 노린 투기세력들이 다가구를 신축해 지분을 쪼개는 속칭 '벌집'이 난무하면서 결국 공영개발은 좌초됐다.

공영개발 좌초로 도안 신도시 일대는 숨을 죽였지만 언제가 개발될 것이란 기대심리가 응축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최근 몇 년 새 지역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자 민간 자본을 앞세운 개발사들의 골드러시가 시작됐고 시행사의 탈을 쓴 투기세력도 유입되기 시작했다. 

도시개발사업의 관건인 토지 매입, 속칭 '땅 작업'은 한 블록에 복수의 개발사들이 붙기 십상이다.

일부 블록의 경우 복수 시행사가 맞붙으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한 개발사가 토지매입을 하는 와중에 후발업체가 더 높은 값에 일부 토지를 사들이면서 마찰을 빚고 있다는 게 지역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사진 = 대전 서구 도안동 일대 아파트 전경. 충청투데이 DB
사진 = 대전 서구 도안동 일대 아파트 전경. 충청투데이 DB

지역 한 디벨로퍼 관계자는 "일부 토지를 쥐고 알박기를 시도해 애초 개발의지 없이 투기를 목적으로 온 경우도 있다"며 "토지매입은 지주와 시행사 간 계약이다 보니 먼저 작업을 하고 있어도 후발 업체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치열한 토지확보전은 법적 다툼으로까지 비화되는 양상이다. 

또다른 블록에서도 2개 업체가 다투고 있는 상황.

A업체는 도시개발구역 지정 신청서를 먼저 제출한 B업체가 토지소유주들의 동의서를 위조했다며 이를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토지주동의서를 재활용했다는 게 A업체의 주장이고 B업체는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팽팽한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다. 앞서 구역이 지정된 C지구에서도 일부 토지를 매수한 한 시행사가 개입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역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 시행사에 대해 "과거 대전은 물론 경기지역에서도 같은 수법으로 거액의 합의금을 받아낸 전례가 있다고 들었다"며 "동종업계에 일하면서도 목적성이 다르니 누가 시행사라고 봐주겠냐"고 말했다.

토지 확보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토지 보상비를 두고 원주민간 갈등도 벌어진다. 투기세력들로 인해 뒤로 갈수록 땅값이 오르면서 사업 초기에 싸게 판 토지주들이 시행사에 이의를 제기해 또 다른 갈등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가 극에 달한 지난해, 대전 유성의 한 역세권 인근 사업장에서도 3~4개 시행사의 토지확보전이 소리없이 벌어졌다.

이곳 시행사 D관계자는 "사무실 1개만 차리고 시행사라며 토지주들에게 접근한다. 이런 투기세력들이 최소 3~4곳에 달했다"며 "어느 정도는 정리가 됐다고 보지만 언제 토지 계약서를 들고 나타날지 몰라 긴장 상태"라고 말했다. 결국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지가는 고스란히 아파트 분양가에 반영된다.

지역 한 개발사 관계자는 "공공택지는 용지 매입 가격이 명확하기 때문에 수익성 예측이 가능하지만 민간택지는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사업 리스크가 크다"며 "결국은 높은 분양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비싸게 땅을 사고 저렴하게 아파트를 지어 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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