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구 금산경찰서장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널리 회자되는 것 중에 하로동선이란 말이 있다.하로동선은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여름 난로와 겨울 부채라는 말이다

이는 옛날 중국 한나라의 정치가였던 왕 충(王 充)이 지은 논형(論衡)에서 따온 것으로 한마디로 쓸모없는 물건을 일컬을 때 사용하는 말이다.

무더운 여름날에 난로가 무슨 소용이 있으며, 찬바람이 쌩쌩 부는 겨울에 부채가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

그러나 계절이 바뀌어 겨울이 되면 난로는 모든 사람들에게 소리없이 다가가 그들의 따뜻한 품이 되며, 부채는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데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물건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아마도 그것이 그 옛날 왕 충이 하로동선을 통해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전하고 싶었던 말일지도 모른다.

난로가 필요할 때 그때서야 난로가 되고자 야단법석을 떤다면 그 난로는 제때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우리 경찰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바로 하로동선의 마음가짐이 아닌가 생각한다.

왜냐하면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의연하게 대처하고 국민의 다양한 서비스 욕구를 적시에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는 항상 준비가 돼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름의 난로가 그랬듯이 우리 경찰도 국민들의 곁으로 소리없이 다가가 그들이 필요로 할 때 따뜻한 품이 돼 줌으로써 그들의 마음 속에 신뢰의 싹이 자라나게 할 것이다.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경찰이야말로 진정 이 세상에서 가장 바람직한 경찰이라 할 수 있으며, 그것은 하로동선의 마음가짐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우리 모두 그런 마음가짐을 갖기 위해 다함께 노력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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