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하

얼어붙었던 대동강물도 녹는다는 입춘과 우수가 지나자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봄기운을 느끼고자 외출했던 노인들이 치매 등으로 집을 찾지 못해 고생을 하는가 하면 가출로 신고돼 경찰력을 낭비하고 있다.

핵가족이다 보니 노인들을 돌보거나 대화할 사람조차 없게 되자 무료하고 답답함을 달래기 위해 외출을 했으나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주변을 배회하다 길을 잃어 남의 집 출입문을 두드리다 파출소로 신고되는가 하면, 다른 동 아파트를 찾아가 우리집이라고 우기면서 소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노인들을 모시고 사는 가정 중에는 집에 들어오지 않은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찾기 위해 야단법석을 떨면서 마음고생을 한 경험이 있다 보니 목걸이나 팔찌, 안주머니에 이름과 연락처를 남겨 쉽게 찾을 수 있게 조치하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그런 연락 방법이 없다.

고령으로 기억이 희미해지고 치매성이 있다 보니 이름과 나이는 기억하고 있으나 주소와 연락처는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경찰 전산망을 이용해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있으나, 실제 나이가 주민등록상의 나이보다 많고 어떤 할머니의 경우는 이름이 틀려 조회하느라고 경찰력을 낭비하고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에는 먹고 살기가 어려워 영아 생존율이 낮고 무지해 출생신고를 늦게 하는 것이 보통이고, 여자의 경우는 더했다고 한다.

봄철로 접어들면서 자연 외출이 많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노인들을 모시고 사는 가정에서는 목걸이나 팔찌, 옷 속에다 이름과 연락처를 남겨 만일에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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