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하 서산향토문화연구회장

 최근 서산시 해미면 기지리와 음암면 부장리에서 고대 유적이 다량 발굴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미면 기지리 유적지의 경우 신석기와 청동기, 고려, 조선시대를 아우르며 석기, 토기, 석부, 옹기 등 다양한 생활용구가 출토된 것으로 보아 서민집단 주거지로 추정된다.

또 음암면 부장리 유적지 역시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백제시대의 석촉과 철구, 초두, 금동관모, 금제귀거리 등이 발굴됐으며, 분구묘에서 출토된 유물은 이 일대 최고 지배층의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눈여겨 볼 사항은 금동관모와 초두, 환두대도 등은 백제 왕실에 버금가는 힘을 가진 지방 권력자의 것으로 추정돼, 당시 중앙과 지방세력의 권력구조를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것 말고도 현재까지 서산지역에서는 신석기시대 유적 20개소와 역사시대 유적 16개소 등 수많은 유적지가 발굴돼 적지 않은 유물이 출토됐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렇게 발굴된 유물이 지금 어느 박물관 수장고에 있는 지 알 수 없으며, 유물이 발굴될 때마다 잠시 언론의 조명을 받고, 그때 그때 타지로 반출됐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 유럽은 마을마다 박물관이 있고 일본에도 3500여개가 있으나, 우리나라의 박물관은 190여개에 불과하며 대학의 박물관을 제외하면 지역단위 박물관은 극소수다.

덧붙여 충남도의 박물관은 12개로 그것도 일부 지방에 편중돼 있으며, 서북부지역은 전무한 상태다.

한 국가의 긴급사항이 발생했을 때 주요 반출 우선순위는 언제나 문화재였다.

문화재는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의 산실이고, 박물관은 그 민족의 국력인 동시에 저력이다.

따라서 이제라도 서산지역의 소중한 역사와 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역문화 결정체인 박물관 건립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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