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우

얼마 전 인터넷 쇼핑을 통해 컴퓨터 부품을 주문했다. 주문 후 이틀째 되던 날 택배원이 전화를 걸어 5분 내 방문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집이 워낙 시골인지라 마을 입구까지 나가서 그를 기다렸다. 하지만 약속했던 5분을 훌쩍 지나 15분이 되도록 택배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결국 다시 전화가 왔고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2시간 후에나 방문이 가능하다는 말을 했다. 먼 길이 아니니까 들렀다 가면 안되겠느냐고 물어 봤지만 이미 많이 와서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었다. 5분 후에 방문하겠다는 말은 왜 했으며 길을 잘못 들었다는 말도 영 믿음이 가질 않았다.

어쨌든 2시간 후가 되었다. 급한 용무가 있어 집을 나섰다가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왔는데 여전히 소식이 없었다. 결국 4시간이 지난 다음 그 택배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내일 온다는 말뿐이었다.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바빠서 어쩔 수 없었다는 말뿐이었다. 지금이라도 와 달라고 항변했지만 소용없었다. 내가 더더욱 기분 나쁜 것은 약속을 어기고도 전화 한통 없었다는 데 있다. 만약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약속시간에 맞춰 오지 못했다면 전화라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주문했던 물건이 한두푼 하는 것도 아니고 나름대로 고민 끝에 주문한 상품이 택배원의 잘못으로 지체된다면 누가 택배회사를 믿고 물건을 맡기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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