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반기 3703억 적발, 대학생·사회초년생·고령층 多
허위·과다사고 대부분 차지, 재테크로 둔갑… 인터넷 공유
쉽게 돈 벌려다 ‘범죄자’ 돼

[소액 보험사기 판친다 시리즈]


▶上. 일상생활 속에 스며든 보험사기
中. '다사고·사기' 평균 웃도는 충청권의 오명
下. 소액보험금 정도는 괜찮다? 인식개선 절실

보험사기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음에도 적발건수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의도적으로 자동차 사고를 내는 ‘전통적 사기꾼’이나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부모나 배우자를 살해하는 강력범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에는 작은 사고를 내고, 소액 보험금을 여러번 받아내는 보험사기가 늘고 있다. 사회초년생이나 대학생 등 젊은층뿐만 아니라 노령층도 보험사기에 연루된 경우가 많아 일상속에 스며들었다고까지 보여진다. ‘보험회사 돈은 눈먼 돈’이라는 그릇된 인식에 먼저 먹는 사람이 임자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여전히 팽배한 것이다.

보험사기로 새는 보험금 액수가 갈수록 늘고있다.
보험사기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자동차·강력범죄 사안뿐만아니라 최근에는 일반시민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보험사기 유혹에 휘말려 범죄자가 되는 등 보험사기의 심각성은 커져만 간다.

8일 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의 ‘보험사기 적발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적발금액은 370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4% 증가해 역대 상반기 실적 중 최고금액을 적발했다.
이중 ‘전통적 보험사기’인 자동차 보험사기 비중은 44.4%로 블랙박스·CCTV 등의 보편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허위입원, 보험사고내용 조작 등 허위·과다사고 유형이 2786억원(75.2%)으로 대부분을 점유해 향후 적발건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들중 20대 대학생·사회초년생과 65세 이상의 고령층의 보험사기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내가 낸 보험금 쉽게 받는 법’, ‘아는 만큼 더 받는다’과 같은 콘텐츠는 포털사이트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내용들이다.
재테크팁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소액 보험사기 수법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이러한 범죄 수법은 은밀히 공유되며 일부 젊은층에서 범행 후 영웅담처럼 글을 올려 확산 속도가 빨라졌다.

경험이 많지 않은 사회초년생 또는 대학생 등 젊은층이 금전적 이익제공의 유혹에 넘어가 보험사기에 연루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인터넷이나 SNS에서 공유되는 사기수법들은 젊은층의 관심사와 연결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라며 “최근에는 과거와 달리 소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다수의 보험사고를 유발하는 추세로 보험사기가 범죄라는 인식이 부족한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보험사기 연루는 노년층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골목에서 차량 앞바퀴에 슬쩍 발을 밀어 넣거나 모르는 차량에 뺑소니를 당했다고 신고하는 등 그동안 적발된 사례들을 보면 이들 역시 일상에서 경험담을 접한 뒤 ‘쉬운 돈’에 대한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이에대해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최근에는 병원과 전문브로커가 결탁해 허위입원을 유도하는 형태로 소액 보험사기가 발전하기도 한다”며 “갈수록 교묘해지고 지능적인 보험사기 수법에 유관기관들의 보험사기 범죄예방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캠페인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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