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교직원·학생 ‘따로 쓰는’ 화장실

관행처럼 굳어져있거나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사회적 문제들이 우리 주변에는 산재한다. 충청투데이는 여전한 차별과 잘못된 관행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는 연재를 시작한다.

최근 청주의 한 고등학생이 교직원 화장실을 사용하다 체벌을 받는 일이 발생해 논란을 불렀다. 체벌은 차치하고 문제는 여전히 존재하는 교직원과 학생의 ‘차별적인’ 화장실이다. 지금까지는 관행처럼 인식해 왔으나 이젠 청와대도 개방되는 시대다보니 학교내 화장실에 대한 차별이 계속돼야 하느냐는 물음이 나오는 이유다.

도교육청은 “교직원 화장실의 경우 교직원 뿐만이 아닌 학교 방문객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대부분 교무실, 행정실 등 앞에 위치해 교직원 화장실로 지정해 사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같은 교직원 화장실이 별도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점이다. 학교의 주인이라는 학생들의 화장실은 시설이 열악하고 교직원 화장실은 손님도 사용한다며 좋은 시설을 유지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냐는 것이다.

또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화장실에 위생·관리 등의 문제로 화장지도 배치하지 않아 일부 학생들은 용변을 위해 조퇴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학생 A(13) 군은 “학교에서 볼일을 볼 경우 놀리는 친구들이 놀리는 경우도 있어 교실에서 최대한 먼 화장실을 이용한다”며 “주변 친구들 중에서는 학교에서 볼일을 보지 않고 참거나 조퇴해 집에서 해결하는 경우도 있다”고 귀뜸했다.

이 같은 문제로 최근 청주의 S 초등학교는 학생들의 교직원 화장실 청소를 두고 학부모와 학교가 논란을 빚고 있다.

학부모 B 씨는 "학생이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사용할 경우 교사들에게 체벌당할 수도 있는 교직원 화장실을 학생이 청소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학생을 주인이라고 표방하고 있는 학교들의 학생복지가 교직원 복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학교는 작은 사회라던데 사회에 나가면 계층별로 화장실을 쓰는 거냐"고 지적했다.

임용우 기자 winesky@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