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 기획〉 세계전통시장을 찾아서
베트남 벤탄시장 세계적 명성
주변 관광지와 융합해 ‘상품화’
당국 안전·합리적인 가격 노력
상인들 품질 우수 자긍심 지녀

▲ 벤탄시장 외곽에 많은 관광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최진섭 기자

글싣는 순서
① <르포>베트남 벤탄시장을 가다
② 관광 주력 상품이 된 전통시장
③ 외면받는 국내 전통시장
④ 전통시장 발전 모색
⑤ 취재후기

침체 늪에 빠진 전통시장들이 활기를 되찾기 위해서는 앞서 살펴 본 벤탄시장의 성공 사례 외에도 다양한 제도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벤탄시장의 경우 국내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훌륭한 벤치마킹 모델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국내 여건에 맞는 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진정한 ‘전통시장 활성화’는 달성하기 어렵다.

벤탄시장의 경우 시설적인 측면에서는 국내 시장만큼 현대화된 시설도 아니며, 특별한 상품을 팔거나 이색적인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관광명소 선정, 자국에서는 유통매체 이용률 1위의 전통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베트남 현지에서는 전통 시장이나 노상 점포에서 식료품을 구입하는 비중이 85%,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등에서 구매하는 비중이 15%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만큼 전통시장이나 노상점포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벤탄시장은 현재 전통시장의 개념에서 벗어나 지역민은 물론 관광객과 도시인들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벤탄시장 현지 관리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해법과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 알아봤다.

▲ 히엔(38) 벤탄시장 운영관리 소장이 본보 이정훈 기자에게 벤탄시장의 안내도를 설명하고 있다.
“벤탄시장이 세계적으로 알려진데는, 주변 관광지와의 융합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베트남 호치민 벤탄시장의 운영관리 소장인 히엔(38) 씨는 벤탄시장이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첫 번째 이유로 ‘주변관광지와의 연계 역할’을 꼽았다. 히엔 소장은 “베트남 경제 수도인 호치민시에는 수십여개의 관광명소가 곳곳에 위치해 있다”며 “사실상 벤탄시장을 주변으로 차량이동 5분, 도보이동 15분이면 어느 관광지든 둘러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벤탄시장 주변으로는 프랑스 통치 시대에 지어진 유럽식 건물이 있고 통일궁, 노트르담성당, 전쟁기념박물관, 데탐거리, 사이공스퀘어, 인민위원회 청사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히엔 소장은 “베트남 현지 여행사나 외국 여행사에서 벤탄시장을 중심으로 한 시내관광투어, 호치민투어 등의 일정으로 지속적인 관광상품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며 “그동안 시장을 찾은 많은 관광객들이 입소문으로 좋은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지금의 시장이 만들어진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벤탄시장 운영관리팀 직원들이 불공정거래가 진행되지 않게 순찰을 하고 있다.
그러나 벤탄시장이 세계적인 전통시장으로 거듭나는 것이 쉽지많은 않았다. 특히 벤탄시장은 일명 ‘짝퉁천국’이라 불리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이 같은 오명을 벗기 위해 베트남 당국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실제 벤탄시장 방문 결과 순찰자로 불리는 푸른 정복을 입은 직원들이 매 시간마다 시장을 둘러보고 전반적인 안전관리 및 상품관리, 불합리 가격 등을 지속적으로 살펴보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다.

▲ 벤탄시장의 순찰자로 불리는 관계자들이 지나가는 관광객들과 현지인들과의 불편한 마찰을 일으키지 않도록 예의주시하며 살펴보고 있다. 사진=최진섭 기자
히엔 소장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다보니 서로 다른 나라정서로 인해 불편한 마찰을 일으킬 수 있어 순찰자들이 좋은 시장환경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시장 운영관계자들은 상인들이 관광객들에게 불공정 거래가 진행되지 않게 시장 물가안정과 안전관리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경제수도인 호치민시에 위치한 지리적 환경으로 벤탄시장에 많은 백화점, 대형유통매장이 들어서고 있어 전통시장의 위기설도 떠돌았다.

그럼에도 히엔 소장은 벤탄시장은 큰 걱정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시장 상인들은 신선한 식재료를 비롯한 농·축·수산물 등이 기업화돼 있는 대형마켓보다 시장에서 직접 파는 물건이 더욱 품질이 우수하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며 “베트남 국민들도 시장 상인들에게 물건을 사는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 시장경제 자체가 원활하게 움직인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히엔 소장은 “진정한 글로벌 관광시장으로 떠오르기 위해서는 각 기관에서의 역할, 주변 관광지의 역할, 상인과 지역민들의 뜻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요소 등의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생과 소통의 장이 자주 마련돼야 하고, 끊임없는 노력과 협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섭·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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