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건 세종웰비뇨기과 원장
[수요광장]

8월 9일은 대학수학능력시험 D-100일이다. 한창 더위를 피해 산과 바다를 찾아다니는 휴가철이지만, 수험생에겐 정말 중요한 시기가 시작된 것이다. 필자도 정확히 20여년 전 같은 시기를 겪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대학 입시가 인생에 있어 짧은 시간에 매우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 가장 큰 이벤트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이런 부담감이 수험생 입장에서는 불합리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제 100여일 남은 시점에서는 그런 불합리함을 따질 겨를이 없다.

처음 고3이 되면 다른 수험생들이 그렇듯 그간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심기일전하여 새 학기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날씨가 무더워지기 시작하는 오뉴월이 되면서부터 처음의 각오는 약해지고 집중력도 저하되기 일쑤다. 생각해 보면 필자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사실 필자의 고3 여름방학은 그리 성공적이지 않았다. 전반기의 오버페이스 때문이었는지 여름방학에 다른 친구들처럼 공부에 집중하지 못했고 수능 100일을 남겨 놓은 시기에는 더욱 그러했다. 그 결과는 여름방학 이후 첫 모의고사에서 여실히 드러났고 이후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고 남은 2달여의 기간 동안 열심히 공부만 했던 기억이 난다. 어느 경기나 승패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순간은 막판 스퍼트다. 무더운 여름날이지만 모든 수험생에게 같은 시간과 같은 여건이 주어졌기에 이런 때일수록 지치지 않도록 적절한 체력안배와 전략을 세워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능시험은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계속 앉아서 보는 시험이다. 때문에 수능시험 당일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능 100일을 앞둔 지금부터 지치지 않고 집중하는 연습을 해야한다. 이를 위해 규칙적인 생활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게 가장 좋다. 수면시간을 줄이거나 무리하게 공부하지 말고, 적절한 휴식을 취하며 좋은 컨디션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특히 스트레스는 일의 능률을 떨어뜨리고 몸의 리듬도 망가뜨리기 때문에, 과식이나 폭식은 자제하고 잠깐의 반신욕이나 음악감상, 가벼운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편이 낫다. 또 흔히 쉽게 접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이나 TV는 눈과 뇌의 피로감을 유발하고 현실 도피의 성향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이 기간은 절제하며 끊는 것을 권하고 싶다.

요새 수저 계급론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불공평한 시작점에 대한 결과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필자는 수저 계급론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직 계급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젊은이들이 수저 계급론에 빠져 있는 것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간절히 원하고 노력한다면 결과는 반드시 배신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오늘 하고자 하는 말은 고3 수험생들에게 수능을 100일 남겨 놓은 현 시점은 계급론을 극복할 수 있는 여러길 중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시기인 것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수능 D-100일'은 절대 짧지 않은 시간이며 인생의 많은 부분을 결정할 수 있는 시기다. 고3 수험생 모두가 남은 기간 조금 더 기운을 내고 집중해 12년의 학창생활을 종합평가 받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노력을 다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길건 세종웰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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