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선거 당론거부로 제명... 무소속 신분으로 文 지지선언
‘파란 점퍼’입고 나홀로 선거운동... 복당 공론화 위한 행보 풀이

▲ 김경훈 대전시의회 의장이 26일 대전 산성시장에서 상인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문재인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위한 백의종군(白衣從軍)을 선언한 김경훈 대전시의회 의장이 외로운 선거운동을 펼치면서 그의 복당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소속이었던 김 의장은 지난해 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당론을 거부하고 출마해 당선됐지만, 이후 제명 조처돼 현재 무소속 신분이다.

김 의장은 제명 조처된 이후에도 꾸준히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행동을 같이하면서 복당을 노크해 왔다. 특히 지난 17일에는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나 홀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김 의장은 문 후보 선대위에서 직책을 맡지 못하면서 선거운동원 유니폼을 입지는 않았지만, 같은 색인 ‘파란 점퍼’를 입고 매일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 중구를 중심으로 문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 의장의 이같은 행보는 자신의 복당을 공론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 정가에서는 김 의장의 복당 시기를 오는 12월 예정됐던 대통령 선거로 전망했다. 하지만 조기대선으로 대선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시당과 조율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촉박해졌다는 분석이다.

김 의장의 복당 문제는 중앙당 최고위원회의 결정이 있어야 하지만, 사실상 대전시당위원장인 박범계 의원과 전 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이 키를 쥐고 있다. 박 의원도 최근 김 의장에 대해 “(제명된 이후에도) 정치·행정적 방향이 당과 크게 멀어지지 않았다. 이번 대선이 가시화된다면 모든 분들에게 기회와 문호는 개방돼 있다”는 말로 복당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지역 정가 한 인사는 “오는 12월 대선에서의 복당을 기대했던 김 의장이 대선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복당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 판세가 박빙으로 갔다면 복당 문제가 조금더 빨리 공론화됐겠지만, 처음부터 문 후보가 선두를 지키면서 늦어진 감이 있다”며 “하지만 대선 이후 곧바로 지방선거 준비에 들어간다고 봤을 때 시당의 빠른 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