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원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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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축하합니다. 금상입니다."

"정말이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학교 아이들이 전국 과학 동아리 활동 발표대회에서 당당하게 금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너무나 놀라서 꿈인가, 생시인가 하고 팔을 꼬집어 보았다.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 땀 흘리며 보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이런저런 규제로 개발이 제한되어 주민들의 생활 여건이 열악하고 침체되어 있는 지역의 소규모 학교의 몇 안 되는 아이들이 대전의 100여 개가 넘는 초등학교 대표로 선발되어 전국대회에 나가 당당히 금상을 수상하는 기적을 연출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기적이 아니고 땀과 눈물이 엮어낸 결과였다. 지난 봄부터 시작한 과학 동아리 활동은 '내 고장 환경 지킴이'라는 주제 아래 4, 5, 6학년 아이들 8명으로 구성하여 '초록원정대'란 이름으로 힘차게 출발한 것이다.

내 고장을 가로질러 갑천으로 이어져 흐르는 냇물 환경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찾아보기 위하여 초록원정대는 장안동의 산막골 도랑물부터 시작하여 매노천, 물안리, 두계천, 가수원천, 갑천의 하류 지역에 이르기까지 길도 없는 거친 들판을 헤매면서, 시료를 채취하여 오염도를 측정했다.

아이들이 힘들어 짜증을 낼 때는 환경게임을 하며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도 했고, 친구들이 주말에 가족나들이 간다고 '룰루랄라' 콧노래 부르며 약 올리는 것이 속상해 한 주일만 쉬면 안되냐고 떼쓰는 아이들을 달래고 어르느라 진땀을 흘린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새내기 교사로서 처음으로 과학 동아리 활동을 지도하면서 아이들에게 준 것보다 아이들한테 얻은 것이 훨씬 더 많았던 것 같다. 동아리 활동 결과 보고서를 꾸미면서 얻어진 것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보았다.

환경의 중요성, 과학 상식,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함, 우정, 봉사, 추억, 꿈, 희망, 자신감 등 그 밖에 드러나지 않은 더 많은 것들이 아이들 마음 갈피에 차곡차곡 쌓여졌음에 틀림없다. 거기에 더하여 금상의 영예까지 안게 되었으니 이에 더 바라 무엇할까.

내가 비록 훌륭한 스승은 못 될지라도 '초록원정대'를 통하여 한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흘린 땀과 눈물이 갖는 의미를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하면서 이 아이들이 주도하는 세상은 더욱 아름답고 살기 좋은 금수강산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

자랑스러운 초록원정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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