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우 대전성모병원 VS 김선숙 건양대병원

나는 인간의 생명에 해로운 일은 어떤 상황에서도 하지 않겠습니다. …<중략> 나의 간호를 받는 사람들의 안녕을 위하여 헌신하겠습니다.'? -나이팅게일 선서 중-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 직전, 만인 앞에 자신의 소명을 밝히며 진정한 봉사를 다짐하는 사람들.

간호사가 하나의 직업으로 인식되기 앞서 백의의 천사라 불리는 이유일 게다.

그중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맞이하는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그럴 처지가 못 되는 환자들을 직접 찾아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이 있다.

건양대학교병원 가정간호사업센터 김선숙(50) 센터장과 가톨릭의대 대전성모병원 가정간호센터 이인우(48) 팀장.

김 센터장과 이 팀장은 대전지역에서 처음으로 가정간호제도가 시행된 2001년부터 천사표로 활동해 왔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퇴원 후 집에서도 계속적인 치료가 필요할 경우 의사처방에 따라 환자를 방문하는 것이 이들의 임무다.

▲ /사진 = 김대환 기자
아직 걸음마 단계인 가정간호에 투신해 때로는 머리채를 잡히고 온몸을 꼬집혀 멍투성이가 되도 환자와 보호자들의 웃음 한방에 피로를 날려 버리는 한 배를 탄 동지인 셈.

가정간호사는 간호사자격증 외 별도과정을 이수해야 할 만큼 전문성을 요한다.

당뇨와 암 등의 만성질환자와 뇌혈관·호흡기질환자 등 '특별관리대상'이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소속을 떠나 모든 센터원들을 정기적으로 한자리에 불러 모으는 이유가 여기 있다.

정해진 주제와 사례 등을 중심으로 교수를 초빙해 강의도 듣고, 최신자료 등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등 회의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물론 회의 뒤 그동안 만난 고약한 환자나 인상 깊었던 일들에 대해 떠는 수다는 스트레스 해소법 중의 하나.

"환자들의 마지막을 볼 경우도 비일비재할 정도로 응급상황이 항상 발생하죠. 촌각을 다투는 순간 아무 도움없이 환자의 상태에 대해 혼자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종종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어떻게 자기계발을 소홀히 할 수 있겠어요?"

이뿐 아니라 이들은 비록 자신의 병원에 찾아온 환자라도 지리적 여건 등 환자의 상황에 더 적합한 병원이 있으면 흔쾌히(?) 추천해 주기도 한다.

얼핏보면 병원들이 대전지역의 동쪽과 서쪽에 각각 위치해 가능한 일이지만 병원의 실리와 개인의 경력 쌓기보다는 환자 본위에 초점을 맞추는 마음가짐 때문에 가능한 일인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가정간호라는 한 테두리에서 만나기 전 걸어온 길은 다르다.

이 팀장은 한곳에서만 27년째 근무해 온 대전성모병원의 터줏대감.

지난 78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대전성모병원에 오게 된 이 팀장은 중환자실과 신경외과병동 등을 두루 돌며 간호사로서의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신경외과병동 수간호사 시절 당시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보고 가정간호의 필요성을 느꼈고, 이 분야에 지원해 지금에 이르렀다.

이 팀장은 이곳에서의 생활이 인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자신의 삶은 병원과 따로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말한다.

평생직장이란 말이 멀게만 느껴지는 요즘 그가 걸어온 길에서 장인의 숨결마저 묻어나는 대목이다.

김 센터장은 자신의 발전을 위해 늘 변화를 추구한 경우다.

간호학과를 졸업한 후 양호교사로 출발한 그는 편안한 앞길이 보장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 관심있던 자원봉사의 길을 택했다.

국내와 미국의 자원봉사단체 등을 돌며 활동하던 그는 지난 97년 대전시 간호사회가 문을 연 가정간호사업센터와 연을 맺게 됐고, 그러던 중 2001년 건양대병원 개원과 함께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이처럼 두 사람은 가정간호 분야에 뛰어든 동기와 이전 생활은 판이하게 다르지만 현재 같은 직종의 동료로서 때로는 선의의 경쟁자로서 그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

새 하얀 유니폼에는 매일 환자의 분비물과 배설물이 묻고 감사하다는 말 만큼이나 욕설을 듣기도 한다.

이런 일이 하루에도 여러 번이기에 오후가 되면 몸은 언제나 파김치다.

그래도 다음 환자 가정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더해 주려 준비하는 그들이다.

힘들 때면 서로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평소에는 환자들에게 더 좋은 간호를 준비하기 위해 각자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희망'이란 단어를 떠올려 본다.

이인우 팀장 프로필

▲생년월일 : 1956년 10월 5일

▲학력 : 대전 성모여고, 청주간호전문대,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대전대 경영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과 행정학 석사

▲경력 : 대전성모병원 중환자실, 대전성모병원 신경외과병동 수간호사, 일본 나고야 성령병원 연수, 대전성모병원 가정간호과 수간호사

김선숙 센터장 프로필

▲생년월일 : 1954년 3월 25일

▲학력 : 대전여고,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간호학과, 충남대학교 보건대학원 석사

▲경력 : 온양여종고·대전기계공고·대덕공고 양호교사, 한미봉사센터(미국 메릴랜드주), 대전시 가정간호사 봉사회, 대전광역시간호사회 가정간호사업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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