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우 부여군수

중국 송나라의 사상가 주돈이는 애련설(愛蓮說)에서 "연꽃은 진흙에서 피어나지만 더러움에 물들지않고, 맑은 물로 씻어도 요염해지지 않네. 그 향기는 멀리 퍼져도 오히려 더욱 맑으며 고고하고 꼿꼿하여 멀리서만 바라볼 수 있지 가까이에서 매만질 수는 없네" 라고 읊으며 연꽃을 화중군자(花中君子)라 예찬했다.

1400여년전 백제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서부터 한반도에 최초로 만들어진 인공연못 ‘서동공원(궁남지)’에서는 아열대 식물인 다양한 연꽃들이 만발하여 한 여름밤의 찜통 열기를 식혀주었다.

또한 올해 14회째를 맞고 있는 부여서동연꽃축제는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열흘간 백제 제30대 무왕의 탄생 설화와 신라 선화공주의 국경을 초월한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와 연(蓮), 야간경관 등을 접목하여 '연꽃愛 빛과 향을 품다'라는 주제로 연꽃 군무와 반보 행진의 구름 인파를 만나볼 수 있었다.

부여 궁남지는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이야기가 아직까지도 남아 있을 것 같은 기대감과 백제 무왕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선화공주를 위해서 만들어 주었다는 이야기가 아름다운 연꽃과 조화를 이루면서 현재는 가족과 연인들의 로맨틱한 만남의 장소이자 사랑의 완성이라는 의미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고 자부한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2년 연속 '우수축제'로 선정되었던 이번 축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등재 1주년을 맞아 서동·선화와 관련하여 더욱 탄탄해진 콘텐츠-서동의 노래-를 새롭게 개발하고 역사문화와 생태학습 등 더욱 보강된 각종 체험행사는 물론 탐방로 곳곳마다 먹을거리도 크게 늘리고 주차공간과 관람객 편의시설, 거리공연 등을 확충하면서 축제기간 중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차지, 최우수 축제에 도전하는 의지도 불태우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앞으로 궁남지 버드나무 경관과 연꽃 향기가 물들어 있는 여름날! 가족과 함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낭만적인 산책 코스와 사랑하는 연인에게 프러포즈할 수 있는 테마공간 등을 전략적인 컨셉으로 치장함으로써 실제로 방문하시면 서동선화 드라마 속 주연급 배우가 된 듯한 분위기를 느끼고 부여서동연꽃축제도 해를 거듭할수록 명품축제로 성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드릴 계획이다. 부여군의 미래를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올 여름은 예년보다 더 무덥다고 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소서팔사(消暑八事, 더위를 식히는 8가지 일)를 통해 무더운 여름을 연명하며 보냈는데 그중 하나가 서지상하(西池賞荷)로서 연못의 연꽃 구경을 통해 여름을 지혜롭게 보내는 것이다. 궁남지에서 올 여름도 천만송이 연꽃과 함께 시원한 여름을 보내길 바란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