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록 충북지방병무청장
[투데이포럼]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문화(文化)라는 말을 자주 접하게 된다. 문화란 인간에게만 있는 생각과 행동방식 중 사회구성원들로부터 배우고 전달받은 모든 것들을 의미하며 여기에는 의·식·주,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등이 포함된다. 문화의 어원은 영어로 'Culture'라고 하는데 이 용어는 라틴어인 'Cultura'에서 유래됐다. 이 단어는 '재배하다, 경작하다, 마음을 돌보다, 지적인 개발을 하다' 등의 뜻이 있다.

그러나 인간을 제외한 동물의 사회활동은 문화라고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꿀벌이 꿀을 따기 위해 철저하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특별한 몸짓(춤)으로 꿀이 있는 곳을 알리고, 육각형 모양의 밀랍 집을 짓는다. 그러나 이런 꿀벌의 사회를 문화라고 하지는 않는다. 문화란 꿀벌처럼 본능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회구성원에게 배운 생활방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 사회의 새로운 문화는 대중문화뿐만 아니라 병역문화에도 새로운 영향을 줬다. 과거의 현역병 입영현장은 의무자가 잠시 가족의 곁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어서 슬픔의 도가니였다.

하지만 이전의 입영현장이 어쩔 수 없는 국가의 의무에 부모·자식 간의 눈물로 이별을 고했다면 이제는 의무를 넘어 자랑과 보람 그리고 긍지를 가지고 당당하게 입영을 하는 문화로 탈바꿈하고 있다. 병역문화에도 새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병무청은 병역을 이행하는 사람들이 존중받고 예우 받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현역병 입영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현역병 입영문화제'는 2011년 병무청 주관으로 처음 시행됐다. 또한 2013년에는 병역법 제82조를 신설해 자발적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사회분위기 조성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올해로 6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그동안 병무청에서는 '현역병 입영문화제'의 활성화를 위해 민·관·군 협업을 통해 병역의무라는 새로운 출발을 응원했다.

아들의 건강을 기원하고, 가족의 응원에 힘입어 군 복무를 잘 할 수 있도록 사랑의 편지를 쓰는 가족의 모습이나, 힘들 때 마다 용기를 주도록 가족사진을 붙인 응원 엽서를 쓰는 현장의 모습은 '현역병 입영문화제'가 새로운 문화로 정착돼 가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앞으로 '현역병 입영문화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병무청만의 노력보다는 민·관·군이 더욱 협력해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병역의무자와 가족들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에 동참하고 뜨거운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부탁드린다. 이런 노력들이 '병역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병역문화 확산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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