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건 세종웰비뇨기과 원장
[투데이포럼]

장마가 시작되는듯 하더니 어느덧 무더위가 찾아왔다. 대부분의 시간을 쾌적한 병원에서 보내다 보니 날씨변화에 둔감한 편이지만, 진료실에 찾아오는 환자들을 접하면 금세 더위 정도를 가늠하게 된다. 갑작스런 피부와 비뇨기계 질환 환자들이 점점 늘어나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더운 날씨에는 땀으로 배출되는 수분이 많아지고 상대적으로 소변의 양은 줄어들어 몸의 균형이 깨지기 쉽다.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 내 몸의 ‘물’을 잘 다스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변량이 줄어들면 소변으로 배설된 무기질들이 고농도로 축적돼 결석이 생기기 쉽다. 이때 더위와 갈증해소를 위해 물 대신 시원한 탄산음료나 맥주를 들이킨다면 수분 섭취는 될지 모르나 결석발생은 더 부추길 수 있다.

‘톡’ 쏘는 청량감을 위해 탄산음료에 첨가되는 인산이 요로결석을 만드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맥주와 곁들이는 땅콩 등의 견과류도 요로결석을 일으키는 수산이 풍부하기 때문에 한밤 중 극심한 통증으로 응급실에 뛰어들고 싶지 않다면 피해야할 조합이다.

요로결석 형성을 막으려면 맥주나 탄산음료 보다는 물을 선택하고, 결석 형성을 억제하는 구연산이 풍부한 오렌지나 귤처럼 신맛 나는 과일이나 제철 과일을 챙겨 먹는 것이 좋다. 또 짠 음식은 소변 내 염분의 농도를 증가시켜 결석 생성을 촉진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덥고 습한 날씨는 우리 몸의 체력과 면역력을 약화시킨다. 땀과 햇빛으로 인한 자극으로 피부건강 또한 나빠지기 쉬운데 대표적인 것이 땀띠와 화상이다.

땀띠는 땀을 배출하는 땀구멍이 막혀 생기는 땀샘의 염증으로 심해지면 몹시 가렵고 따끔거리는데, 특히 땀샘이 많은 이마나 머리주변, 가슴, 목과 어깨 등에 흔히 생긴다. 땀을 많이 흘림으로 인한 것이므로 시원한 환경을 만들어 더 이상 땀을 흘리지 않게 하면 가장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땀을 흘린 후 바로 씻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여름철 필수품인 자외선 차단제도 제대로 알고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자외선 차단율은 SPF로 표시되어 있는데, 최소 SPF15이상의 차단제를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자외선량이 많은 날에는 SPF30 이상의 제품 추천한다. 하지만 무조건 SPF가 높은 것을 선호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SPF30 이상부터는 차단율 상승이 미미하고, 다양한 화학성분이 첨가되기 때문에 피부트러블에 민감하다면 성분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어떤 자외선 차단제든 땀과 물에 지워지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땀이 많이 나는 야외활동의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덧바르며 사용해야 충분한 효과를 보고 화상이나 자외선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입맛이 없고 기운이 없어 보양식이 생각나는 요즘이다. 땀은 적어도 탈, 지나치게 많이 흘려도 탈이니 내 몸의 ‘물’ 균형을 잃지 않도록 하고, 입맛이 없어도 국물이나 수분이 많은 제철과일을 제때 먹고 가볍게 움직여 한여름에도 건강을 잃지 않도록 해야겠다.

<길건 세종웰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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