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우 충남도 관광산업과장
[투데이포럼]

지난해 국내에 들어온 중국 관광객은 598만명으로, 그 중 충남도를 방문한 인원은 4만 2000여명에 이른다. 공주·부여 백제역사 유적지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와 꾸준한 충남관광 홍보 등에 힘입어 우리 지역을 찾는 내·외국인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증가 추세에 있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일부 여행사에 국한되는 사항이지만 중국관광객의 저가여행 문제로 관광당국에서는 해법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름아닌 그들이 3박 4일 기준으로 한국을 방문하는데 정상적으로 드는 비용은 항공료 포함 약 70~8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그런데 중국내 현지 여행사는 모객단계에서부터 1인당 항공티켓 비용과 일정액의 여행사 이윤으로 약 50% 이하의 비용을 받고 관광객을 한국으로 보낸다. 이후 이들을 인계받아 전담하는 국내 여행사가 숙박과 식대, 교통비 등의 체류비용을 전액 부담하게 된다.

여기에 인원 수와 업체에 따라 1인당 일정액을 중국 여행사측에 추가로 송금하는데 이 비용을 포함하면 국내 업체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상당액에 이르는 것으로 계산된다.

누가 이런 손해를 보면서 밑지는 장사를 하겠는가. 결국 국내 여행사의 부담은 재정 지출이 생기는 관광지 안내와는 멀어지고 쇼핑 강요와 저급식사, 질낮은 숙소활용으로 이어진다. 쇼핑 또한 단순 쇼핑이 아니다. 사정에 따라 여행사 부담비용이 빠질 때까지 몇배 높은 가격으로 쇼핑가로 내 몬다니 그들을 대상으로 재방문이란 생각지 못할 일이다.

실제 문체부의 '2015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의 외국인 국내 재방문율 통계를 보면 일본 78.7%, 싱가폴 60.6%, 홍콩 59%, 러시아 57.7%에 비해 중국인들의 경우 37.8%로 이런 사례를 반증해 주고 있다. 이는 황금알을 낳을 거위를 한꺼번에 얻자고 배를 가르는 바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단순 이런 저가상품을 팔고 사는 중국 현지인들만을 탓할 일은 아니다. 이런 상황을 알고도 받아들이는 국내 몇몇 여행 업체의 책임도 크다.

지자체들 또한 그런 실정은 눈감은 채 방문객 수에 일희일비(一喜一悲) 하다보니 방조하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이에 저가 중국 단체관광에 대한 근절 대책 마련이 시급하고 이를 근절하지 않는 이상, 중국인들을 대상으로한 한국관광의 재방문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이런 방법은 어떨까 한다. 여행도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신뢰가 중요하다. 사전 양국 여행사간 여행코스, 항공료, 숙·식비, 메뉴, 이동선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여행종료 후 남는 이윤을 공동 분배하는 방법도 도입해 볼만 하다.

여기에는 바가지 요금없는 국내 쇼핑가의 정상가 판매라는 전제도 필요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불합리한 관행을 없애고자 하는 우리 여행업체들의 자율·자정 노력이 최우선이다. 즐기기 위해 떠난 여행이 불신과 강요에 의한 불만의 목소리는 없어졌으면 좋겠다. 이제 그들도, 우리도 지속가능한 공정여행으로 여행의 품격을 높혀 보자. 이런 것이 바로 국격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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