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與 신임 원내대표는
‘포스트 JP’… 충청 맹주 꼽혀
이완구 지역구 물려받아 당선

제20대 국회 첫 원내 사령탑으로 선출된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충남 부여·공주·청양)는 '소통의 정치인'으로 불린다.

지난 1일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정 원내대표는 "당 내는 물론 대야(對野), 대통령과의 소통이라는 '3통'을 누가 잘해낼 수 있는가"라며 자신의 소통 능력을 강조했다.

함께 간다는 뜻의 '동반(同伴)'과 서로 어울려 왕래하는 '통섭(通涉)'이 생활 신조라는 정 원내대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정무수석비서관을 역임했고, 선친인 정석모 전 장관이 박정희 전 대통령 내각에서 활동한 덕에 박 대통령과의 인연도 깊다.

이 같은 점에서 정 원내대표는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꼽히는 당내 계파 갈등을 아우르면서 당의 화합을 이뤄내는 데 적임자로 선택받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둬 거부감이 적은 데다 성격이 소탈하고 친화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다. 또 여야 정치인과 두루 친분을 다졌고, 언론계와 국회·정당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 원내 협상에서도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받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국회 복귀를 앞두고 국회의원 신분이 아닌 원외(院外) 인사로서 최초로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를 맡게 된 기록도 썼다.

사실 2010년 이후 이번 총선 당선까지 정 원내대표는 정치적 가시밭길을 걸었다. 3선 의원으로 승승장구하던 2010년, 정 원내대표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간곡한 요청에 의원직을 던지고 정무수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12년 총선에서 서울 중구에 출마했으나 낙선했고, 국회의장 비서실장과 국회 사무총장을 지내면서 2014년 충남도지사 선거에 나섰다가 또 고배를 마셨다.

절치부심한 끝에 이번 총선에서 고향으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 6년 만에 4선 의원의 반열에 올라 여의도로 재입성했다. 충청권의 맹주였던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를 '정치적 아버지'로 따르며 ‘포스트 JP’를 꾀하던 정 원내대표는 공교롭게도 충청 맹주로 꼽혔다가 이른 바 ‘성완종 리스트’로 낙마한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당선됐다.

이 전 총리 역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역임했던 점이 회자되면서 정 원내대표는 ‘무주공산’이던 ‘충청맹주’ 자리에 한발짝 다가서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이인제 최고위원이 낙선한 상황에서 정 원내대표는 충청권을 대표할 유력 정치인으로 위상이 급부상하게 됐다.

새누리당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여소야대(與小野大)’ 국면에서 그 어느때보다 집권여당의 원내 전략이 중요한 시점에서 사령탑에 오른 정 원내대표가 충청 맹주로 자리잡기 위한 시험대에 서게 되면서 지역 정가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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