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당선인에 듣는다 - 대전 유성을 이상민 의원 〈더불어민주당〉
대담=이선우 정치사회부장
선거 석달가량 앞두고 병원신세 악재, 새누리당 킬러공천 발언 심적 부담커
野·與 모두 꾸지람 받았던 20대 총선, 유권자들의 심판·경고 결과서 나타나
국민 무시세력에 본때 보여줬던 선거
더 큰 책임감 가지고 원내 사령탑 도전, 결속적인 힘 더해 당내 민주주의 실현

▲ 이번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4선을 달성한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은 “또 다시 저를 선택해주신 유성구민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개인적 영광이지만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당선 소감을 밝혔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 이번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4선을 달성한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은 “또 다시 저를 선택해주신 유성구민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개인적 영광이지만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당선 소감을 밝혔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선수(選數)를 쌓을수록 득표율이 공고해진다.

첫 도전인 17대 총선에서 32.15%의 득표율로 국회에 입성하더니 18대 41.30%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3선은 아예 과반 이상인 52.54%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이번에는 56.87로 내리 4선을 달성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유성을 당선인 이상민 의원의 이야기다.

이 의원은 이번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앞서 4선에 성공하면 대전을 넘어 국내 정치에 공헌할 큰 역할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당선 후 그가 도전장을 내민 첫 번째 큰 역할은 원내 제1당의 ‘원내대표’다. 통합적 리더십을 구현해 새누리당은 물론 국민의당과도 협력적 관계를 유지, 더민주가 수권정당으로서 자격이 있음을 인정받겠다는 그의 각오를 들어본다.

◆악재 겹쳐 눈앞 깜깜했던 선거

이 의원은 이번 선거를 불과 석달 가량 남기고 병원에 3주나 입원해야 하는 부상을 당했다. 당시를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철렁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설 명절 직전이었다. 선거를 앞둔 중요한 시기에 뼈에 금이 가는 바람에 꼼짝 없이 누워있어야 했는데 이게 과연 신이 주신 선물인지, 이제는 그냥 쉬라는 뜻인지 참 복잡했다”며 “아내가 ‘3선했으면 됐다. 좀 쉬자’더라. 어찌됐든 더 중요한 시기에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푹 쉬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악재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새누리당이 유성을 선거구 공천을 하며 ‘자객공천’, ‘킬러공천’을 하겠다고 했다.

야권분열에 쟁쟁한 야권 후보가 완주를 선언한 데 이어 새누리당이 자신을 떨어뜨리기 위해 자객을 보낸다는 말을 들으니 쉴 틈이 없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전체적인 상황을 봤을 때 야권은 분열돼 있었고, 유성은 연구노조 강한데 노조위원장까지 나오셔서 끝까지 뛰겠다고 선언하셨다. 정말 난감했다”며 “거기다 새누리당에서는 유성을을 지목해 ‘킬러’를 공천해 내보낸다고 하는데 그 때 계산으로 이것 떼고 저것 떼면 가뜩이나 약한 이상민으로서는 투표함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겠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급했다”고 웃었다.

◆새누리도, 더민주도, 국민의당도 꾸지람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한 총평을 부탁했더니 이 의원은 다소 강한 어투로 유권자의 심판론을 언급했다.

이 의원은 이번 선거는 새누리당과 더민주, 국민의당 모두에게 유권자가 심판과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하고 독선적인 정치세력에 대해서는 반드시 국민은 주권자로서 본때를 보여준다”며 “회초리를 든 정도가 아니라 본때를 보여준 선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총선 공천과 관련해 넘어서는 안될 선을 과도하게 넘었고, 그동안의 국정운영도 국민 뜻과 빗나가는 행태가 많아서 참고 있던 국민이 주권자로서 집권세력에게 본 때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민주도 원내 제1당이 됐지만 꾸지람을 받은 선거라고 말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더민주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공천만 되면 당선된다던 호남에서 대부분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것을 보면 야당으로서 유능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라며 “이와 함께 야당의 역할을 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내분으로 치닫고, 오히려 분열을 자초한 부분에 대한 꾸지람과 책임 추궁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제3당이라는 국민의당도 새정치를 내걸고 안철수 대표 중심으로 선거를 치렀지만 그 과정에서 새정치와 거리가 먼 행태 답습하며 실망을 안기는 바람에 지역적 정당에 머무르는 결과를 냈다”며 “호남 이외에서 당선자를 못 냈다는 것은 결국 호남의 ‘반문(문재인 전 대표)’, ‘반노(노무현 전 대통령)’ 정서에 따른 반사이익일 뿐 정상적 정당이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겠나”라고 평했다.

◆더민주,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 시급

4선에 대한 소감을 묻자 이 의원은 더 책임있는 일을 할 때가 됐다는 답을 했다.

그러면서 원내 제1당으로 부상한 더민주의 원내 사령탑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 의원은 “또 다시 저를 선택해주신 유성구민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개인적 영광이지만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4선 의원이라면 우리나라의 잘못된 정치문화 행태, 사회문제를 해결할 책무가 있는 만큼 그것을 위해 원내대표에 도전하고자 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 의원이 원내대표를 하려는 이유는 결국 더민주가 수권정당으로서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고, 그 작업의 적임자가 바로 자신이라는 자신감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더민주가 처한 현실을 냉철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번 선거 결과를 보니 지금은 다른당이 어떻다는 비판보다는 우리 당의 근본적 환골탈태를 위한 노력이 선제적으로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더민주는 강대한 집권세력에 대해 민의를 대변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유능하고 결속적인 힘을 보이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논의가 없고 일방적인 표명만 있다. 사람의 집단은 합리적이고 절차적인 결론을 내야하는데 그러려면 논의가 반드시 필요함에도 더민주에는 오로지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일방적으로 표명만 하는 행태만 있다”며 “원내대표가 돼서 당장 새누리당이 어쩌고, 박근혜 대통령이 어쩌고 하는 걸 하지 말고 우리부터 당내 민주주의를 활성화하자는 주장을 하고자 한다”고 역설했다.

◆“원내대표, 나 자신에 대한 도전”

원내대표 도전을 하게 된 자신의 강점을 묻자 이 의원은 “통합적 리더십과 정치복원의 적임자”라는 답을 내놓았다.

이 의원은 “정치는 의견 대립 속에서 논의하고 타협해서 결론을 내는 것인데 지금은 그 어느당이랄 것도 없이 정치가 실종돼 있다”며 “원래 의원총회는 결론 내고 박수치고 끝내는 것이고, 그 결론은 총회 이전에 물밑에서 치열한 소통을 거쳐 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제가 원내대표되면 자신의 의견을 털어놓기에 제약이 없도록 당 내 분야별 그룹화를 많이 해서 다양한 입장을 조합하고자 한다”며 “정치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자기가 참여했다는 의미를 스스로 느끼고, 역할을 했다고 자부할 수 있도록 돕는 정치 복원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참여 속 수많은 다른 의견을 존중할 ‘통합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 의원은 “지금 우리 당에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빈번한 소통을 통한 ‘통합적 리더십’이다. 당이 분열로 역량이 소진되고, 당원 간 상대에 대한 신뢰가 없어지고, 편가르기만 해서 진짜 같은 편인지도 모를 정도”라며 “치열한 소통을 통해 참여하는 사람들의 모든 의견을 통합할 수 있는 그런 리더십을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 같은 통합적 리더십 발현이 본인에게도 큰 도전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은 4선째가 되니까 사실 많이 좋아지긴 했는데 초선, 재선때만 해도 저는 어떠한 일을 할 때 주로 혼자 생각하고, 다른 사람과 연대해서 같은 모양 만들기보다 혼자 해내려는 욕심 있었다”며 “그러나 멀리가려면 같이 가야하니까 결국 같이 가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특히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하다보니 그 생각이 더욱 절실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 스스로에게도 더 보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종전보다는 훨씬 나아졌는데 좀더 보완해서 덕목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며 “이것 역시 원내대표에 도전하려는 또 다른 이유”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국민의당 모두 국정 파트너

원내대표 당선시 새누리당, 국민의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 물었다.

이 의원은 “지금까지는 새누리당과 우리의 의석수가 현격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야당 입장에서 여당에 대한 비판, 감시, 견제기능이 주가 됐다”며 그러나 이제는 국정 책임은 우리 더민주에게 있다. 새누리당과 우리가 국정을 반분(半分)해서 이끌어야 할 권한과 함께 책임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제 더민주가 여당에 대한 비판·감시·견제에 머물러선 안된다. 선제적으로 한국사회가 맞닥뜨린 문제의 우선순위를 잡아 주도적·창의적인 역할을 할 권한과 책임이 있다”며 “야당으로서의 비판·감시·견제 기능만으로는 너무나도 소극적인 태도이기 때문에 이제는 국정을 주도하고, 오히려 새누리당을 설득하고 끌고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과도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서 존중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의원은 “우리도 소수당이 돼 봤기 때문에 다수당이 숫자가 많다는 것만으로 전횡을 일삼고, 소수당에 굴종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많이 비판했다”며 “의석수로는 우리가 월등히 다수지만 국민의당에 대해 숫자로만 기준을 잡지 않고 대등한 관계를 설정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과오를 시정해내고 바람직한 국정을 창출하는데 있어 국민의당과의 관계설정이 중요하다”며 “국민의당을 위해서가 아니고 우리당이 제대로 정치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정을 이끌어나가는 바람직한 리더십을 통해 우리 당 역량이 강화되고, 그런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리면 정권을 맡겨도 되겠다는 믿음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처럼 다중적인 득을 얻을 수 있는 호기를 국민께서 주셨다”고 궁극의 목적은 ‘정권교체’임을 확인했다.

정리=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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