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정 홍 대전시 버스정책과장

대전에 처음 버스가 다닌 것은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이다. 이때 유성에서 대전역을 1번 버스가 오갔는데 벌써 64년전 일이다. 비록 노선의 변화는 있었지만 60년 넘게 시민의 애환을 실어 나른 인생드라마였으며 콩나물 버스 안내양의 ‘오라이’는 추억의 대명가가 되었다.

흔히 우리는 시내버스를 ‘시민의 발’ 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10여년간 지켜져 온 이 공식이 깨지기 시작했다. 승객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전국적 현상인 점으로 볼 때 유가하락으로 버스승객이 승용차로 이탈하고 있다. 유가인하가 시내버스에 치유하기 어려운 속병을 안겨준 셈이다. 여기에 준공영제 원리를 대입해 보면 또다른 문제가 파생된다. 준공영제는 시에서 노선을 갖고, 업계는 짜여진 틀에서 운행한 후 적자를 지원받는 구조인데, 시민이 시내버스를 외면하면 재정문제에 직면한다. 지난해 하루 2만명의 승객이 줄어 60여억원이 수입금이 줄었는데 이대로 가면 올해도 안개속일 수밖에 없다.

시민의 선택을 최고의 가치로 본다면 준공영제의 가치는 무엇일까? 부족재원을 마냥 채우는 기능은 아닐 것이다. 현 상황이 계속된다면 준공영제도 경제논리에 따라 승객이 감소한 노선은 감차를 하던지, 감차가 교통복지를 저해한다면 현 수준을 유지하면서 손실분에 대해서는 이용자부담원칙에 따라 요금을 정기적으로 인상하는 문제에 대해 시민공청회를 열어 공감대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이같이 답도 잘 나오지 않는 비상국면을 풀기위해 버스부서는 지푸라기라고 잡고 싶은 심정이다. 최근 버스 노사정 대표 간담회, 업계 간부와 실무진 연석회의를 수차례 열어 승객창출 문제에 대해 업계에서도 뜻을 같이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우선 시내버스업계는 승객창출에 대한 회사별 아이디어 공모 등 자율성은 보장하되 그 결과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로 평가할 계획이다. 예를들면 출퇴근 시간 집중배차를 하거나 예비차를 과밀노선에 투입하는 것이 있을 것이고, 업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노선에 대한 판촉활동도 있을 것이다. 즉 업계의 자구노력을 통해 승객을 더 태운 만큼 보너스가 가게 되는 구조로 개선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은 시청직원부터 대중교통이용을 확산해 자치구, 산하기관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매월 22일은 ‘투투(Two-Two) 버스데이’ 로 정하고, 가족·연인과 둘이둘이 버스 타는 날로 운영하고, 그날은 시청 주차장을 폐쇄해 시민에게 돌려준다. 그리고 대중교통 이용왕도 선정해 인센티브도 부여할 계획이다.

다음차례는 시민이다. 현재 상황이 서비스와 친절도가 떨어지거나 청결치 못해 안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민운동과 캠페인으로 나서보자는 것이다. 시민의 발인 시내버스가 고사되지 않도록 대중교통과 절친이 돼 보자. 그간 접해 보지 못한 또 다른 인생의 맛을 느끼게 될것이다. 더불어, 바람이 있다면 저녁 모임이 있는 날 만큼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볼 것을 제안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