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수 덕 충남도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과장
[시선]

얼마 전 한 신문사가 SNS를 통해 국민들에게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의 의미에 대해 물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나에게 제20대 국회의원선거란?'이라는 질문에 다양한 답변이 쏟아졌는데 그 중 많이 언급된 단어는 '기회', '미래', '희망' 등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혹시나 하다가 역시나로 끝나는 '로또', '낭비', '답답함' 등의 부정적인 시각이 담긴 댓글도 있었다. 국민들의 축제가 돼야 할 선거가 왜 이런 부정적인 꼬리표를 달게 됐을까?

실제 투표율을 보면 이것이 일부 소수 국민들의 생각만은 아닌 것 같다. 제18대 국회의원선거는 46.1%, 제19대 국회의원선거는 54.2%로 그 투표율이 50% 주변을 선회하고 있으니 말이다.

헌법은 그 시작이자 우리 사회를 아우르는 가장 중요한 원리인 제1조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선포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 모두가 국가의사를 결정하는 데 참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국민의 주권행사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대의제이다.

대의제는 주권자인 국민이 국가의사·정책 등을 직접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대신할 대표자를 선출해 그들로 하여금 국가의사·정책 등을 결정하도록 하는 통치구조의 구성원리이다.

이러한 대의제의 핵심요소는 바로 선거이다. 국민은 다수의 후보자 중에서 일정한 선거절차에 따라 특정인을 대표자로 결정해 대의기관을 구성하고, 선거를 통해 대의기관은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는다. 그래서 우리는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국회의원은 국민의 손과 발이 돼 국민의 의견이 국가운영에 반영될 수 있도록 사명을 부여받은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이들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국민이 이들을 선택하는 데 소홀하다면 어떻게 될까?

몸통과 손발이 따로 움직여 허우적대다가 결국 얻고자 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가고자 하는 곳으로 가지 못하게 될 것이다. 내가 행복한, 내 가족이 행복한 사회는 점점 멀어지고 말 것이다.

요즘 일부 국민들은 우리나라를 '헬조선'이라고 한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실에 눈을 가린 정치인들의 탓도 있지만 우리의 눈은 과연 열려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어쩌면 우리 스스로가 씌운 오명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는 있다.

바로 다가오는 4월 13일에 치러지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이다. 국가가 원치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선거를 통해 바로잡을 수 있다. 미국 언론인이자 정치가인 대니얼 웹스터는 '죽느냐 사느냐, 그것은 이 투표용지에 달려있다'고 했다. 우리가 사는 곳이 지옥이 될지, 천국이 될지는 우리 손으로 결정할 수 있다.

지난 2월 13일은 선거일 전 60일이었다. 이제 선거가 채 두 달도 남지 않았다. 이번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의 슬로건은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대한민국'이다.

아직 많은 국민이 선거를 '기회'로 여기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국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정치인들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아름다운 선거'를 이루고, 모든 국민들에게 선거가 세상을 바꾸는 '기회'이자 '희망'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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