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도로 소성변형 많아
신고해도 땜질보수 ‘임시처방’
市 “예산부족”… 효율적방안 시급

#1.대전에서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는 박모(43) 씨는 최근 서구 내동네거리를 지나다 아찔한 경험을 했다. 도로가 울퉁불퉁해 핸들이 갑자기 돌아가 교통사고가 날 뻔 했기 때문이다. 박 씨는 “사고는 피했지만 이제는 (해당도로를) 피해다닌다”며 “특히 안골네거리에서 내동네거리로 가는 길은 내리막으로 형성돼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2.시민 이모(63) 씨는 한밭대교를 지나다 앞차와 추돌사고가 났다. 이 씨는 울퉁불퉁한 도로 탓에 차량이 밀려 버려 어쩔 수 없는 사고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씨는 “미리 발견하기도 어려워 갑자기 차가 흔들리는 등 아찔하다”고 말했다.

대전지역 주요도로에 소성변형(도로가 밀리고 파인상태)이 심각해 운전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소성변형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발생하는가 하면 일부 운전자들은 해당 도로를 피하기 위해 급제동을 하기도 한다.

소성변형은 주로 한여름 무더운 날씨로 인해 발생하지만, 제 때 보수가 안 되다보니 도로 위의 지뢰밭 역할을 할 때도 있다. 특히 대형 화물차량의 정차와 출발이 잦은 일부 정지선의 경우 차량 하중을 이기지 못해 울퉁불퉁한 도로로 변한다.

그러나 관리주체인 대전시는 지역 내 소성변형이 진행된 곳에 대한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시민들의 신고가 이어지면 그때마다 땜질 보수로 임시처방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이와 함께 도로 포장 등 정비에 배정된 예산이 매우 적다는 점도 또 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시에 따르면 올 한해 도로 정비 예산은 44억원, 지난해에는 53억원이 편성됐다. 지난해 말에는 예산이 부족해 소성변형 도로에 대한 신고가 들어와도 정비를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 관계자는 “소성변형 도로에 대한 신고가 들어오면 그때마다 정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본 예산은 지난해 보다 적지만 추경이 편성되면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교통사고와 인명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소성변형 도로에 대한 신속한 복구와 함께 효율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지역의 한 차량정비업소 대표는 “차량이 훼손된 도로를 곧바로 지나면 차량 하체부속이 망가지는 등 또 다른 피해도 양산될 수 있다”며 "무엇보다 타이어 옆면이 부풀어 오르거나 심할 경우 타이어가 그 자리에서 터져버릴 수 있어 상당히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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