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학소의 북소리' 카메오 출연

▲ 가기산 서구청장
"첫 출연작이자 은퇴작이다 보니 무척 떨립니다."

수십년 공직생활 동안 오늘이 어제처럼 일과 씨름하던 일상에서 벗어나 무대 위에 오르는 가기산? 서구청장.

3일과 4일 양일간 공연되는 '명학소의 북소리'에 깜짝 출연하는 가 청장은 첫 연극 출연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재치로 화답했다.

2일 시연회 직전에 만난 가 청장은 길게 느리운 수염, 갓 쓰고 도포자락 휘날리는 모양이 흡사 시류를 등지고 객지로 떠도는 방랑객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가 청장은 1억 1000여만원의 제작비와 70여명이 출연하는 이번 공연에서 지역의 유래를 알리는 내레이션 역을 맡았다.

돈줄이 막히는 등 갖가지 문제로 막을 올리지 못할 위기만도 여러번, 그러나 뚝심의 가 청장은 이번 공연에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망이·망소이 민중 봉기는 그 장소가 둔산지역으로 고증된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극화될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부정부패에 항거하고 불의에 대항하는 모습에서 지금의 시대적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죠."

가 청장의 말처럼 이번 공연은 서구민은 물론 대전시민들에게 역사적인 자긍심을 심어 줄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마련됐다.

"자치단체에서 연극을 주도한다는 것이 좀처럼 있는 일도 아닐 테지만 이것이 끝은 아닙니다. 대전지역의 역사적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지방순회공연과 남선공원에 고려시대 풍습과 민중 봉기 재현을 통한 테마공원 조성에 대한 기본계획도 확정했습니다."

가 청장의 내 고장 사랑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공연장에서는 관객들이 제가 누구인지 눈치채지 못해야 하는데, 제 모습이 어떻습니까."

의미 있는 공연을 망치지나 않을까 극구 사양했던 구청장의 외도는 최소한 이틀간 무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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