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서대전지사 양태석 씨
어르신들 집 고치는 봉사활동 전개
“내 집을 새로 지은 것처럼 기뻐”

▲ 왼쪽부터 주택 개보수 전 모습과 개보수 후 모습. 양태석 씨가 충남 금산에 홀로 거주하는 할머니의 쓰러져가는 주택을 개보수 하고 있다. 한국전력 서대전지사 제공
직장생활을 하며 틈틈이 배운 기술로 홀몸노인의 헌집을 고쳐 새집으로 탈바꿈하는 ‘사랑의 마술사’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한국전력 서대전지사에 근무하는 35년 경력의 베테랑 직원인 양태석(54·서구 월평동) 씨.

그는 지난 10월부터 금산의 한 홀몸노인이 사는 쓰러져가던 집을 혼자 힘으로 개보수하는 봉사활동을 펼쳤다.

9일 기자가 만난 양태석 씨는 한전 작업복 차림의 약간은 무뚝뚝한 얼굴, 손에 굳은살이 단단히 박힌 ‘현장형’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몇 마디 대화가 이어지자 이내 양 씨는 마음씨 따뜻한 이웃 아저씨의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회사에서 주로 고아원이나 양로원에 물품지원을 많이 하지만 직원이 직접 나서서 하는 재능 기부는 드물었죠.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게 전기, 배선 등 집을 짓는 데 필요한 자격증이나 재주가 있는데 이걸 썩히기 아까워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본인이 가진 능력으로 봉사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집 고쳐주기를 떠올렸다는 양 씨는 봉사활동을 시작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또 집을 제대로 고쳐주자는 생각에 용접, 도배 등 필요한 자격증을 따냈고 어렵게 사는 노인들의 집을 고쳐주기로 마음먹었다. 특히 생각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한전에서 210만원에 달하는 개보수 물품과 노동조합 지원 등 주변의 지원사격도 양 씨의 봉사활동에 추진력을 더했다.

이 같은 주변의 물심양면 지원에 힘입어 양 씨는 지난 10월 28일 충남 금산군 소재의 89살 고령의 할머니가 혼자 주거하는 집을 선정해 ‘사랑의 집짓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수리를 시작할 당시 할머니의 집은 지은 지 70여년이 흘러 구들장이 내려앉고 외벽이 허물어지는 등 쓰러져지기 직전인 상황. 덕분에 당초 5일 정도로 잡았던 예상 기간은 열흘을 훌쩍 넘겼고 밤샘작업 끝에 지난달 8일 모든 공사가 마무리됐고 할머니 집은 헌 집에서 새집으로 바뀌었다.

양태석 씨는 “내려앉은 구들장을 새 구들장으로 바꾸고 아궁이도 새로 만들어드리자 할머니께서 눈물을 흘리며 감사하다고 하셨다”며 “처음 시작할 때는 일이 너무 고되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모두 끝마치고 나니 내 집을 새로 지은 것처럼 기뻤다”고 소회했다.

양 씨는 이어 “앞으로도 매년 1~2개 집을 선정해 꾸준히 봉사활동을 펼칠 생각이고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힘을 모은다면 3개, 4개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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