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서대전지사 양태석 씨
어르신들 집 고치는 봉사활동 전개
“내 집을 새로 지은 것처럼 기뻐”
주인공은 한국전력 서대전지사에 근무하는 35년 경력의 베테랑 직원인 양태석(54·서구 월평동) 씨.
그는 지난 10월부터 금산의 한 홀몸노인이 사는 쓰러져가던 집을 혼자 힘으로 개보수하는 봉사활동을 펼쳤다.
9일 기자가 만난 양태석 씨는 한전 작업복 차림의 약간은 무뚝뚝한 얼굴, 손에 굳은살이 단단히 박힌 ‘현장형’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몇 마디 대화가 이어지자 이내 양 씨는 마음씨 따뜻한 이웃 아저씨의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회사에서 주로 고아원이나 양로원에 물품지원을 많이 하지만 직원이 직접 나서서 하는 재능 기부는 드물었죠.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게 전기, 배선 등 집을 짓는 데 필요한 자격증이나 재주가 있는데 이걸 썩히기 아까워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본인이 가진 능력으로 봉사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집 고쳐주기를 떠올렸다는 양 씨는 봉사활동을 시작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또 집을 제대로 고쳐주자는 생각에 용접, 도배 등 필요한 자격증을 따냈고 어렵게 사는 노인들의 집을 고쳐주기로 마음먹었다. 특히 생각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한전에서 210만원에 달하는 개보수 물품과 노동조합 지원 등 주변의 지원사격도 양 씨의 봉사활동에 추진력을 더했다.
이 같은 주변의 물심양면 지원에 힘입어 양 씨는 지난 10월 28일 충남 금산군 소재의 89살 고령의 할머니가 혼자 주거하는 집을 선정해 ‘사랑의 집짓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수리를 시작할 당시 할머니의 집은 지은 지 70여년이 흘러 구들장이 내려앉고 외벽이 허물어지는 등 쓰러져지기 직전인 상황. 덕분에 당초 5일 정도로 잡았던 예상 기간은 열흘을 훌쩍 넘겼고 밤샘작업 끝에 지난달 8일 모든 공사가 마무리됐고 할머니 집은 헌 집에서 새집으로 바뀌었다.
양태석 씨는 “내려앉은 구들장을 새 구들장으로 바꾸고 아궁이도 새로 만들어드리자 할머니께서 눈물을 흘리며 감사하다고 하셨다”며 “처음 시작할 때는 일이 너무 고되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모두 끝마치고 나니 내 집을 새로 지은 것처럼 기뻤다”고 소회했다.
양 씨는 이어 “앞으로도 매년 1~2개 집을 선정해 꾸준히 봉사활동을 펼칠 생각이고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힘을 모은다면 3개, 4개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