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15곳 도보·자전거로 이동
대전지검서 제조사 처벌 호소

▲ 대전환경운동연합과 유가족 모임 등은 19일 대전지검 앞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알리고 제조사의 구속처벌을 촉구하는 항의 캠페인을 실시했다. 이정훈 기자
2011년 임신부와 영유아들을 폐질환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피해자 유족이 자전거와 도보를 이용한 전국순회에 나섰다.

대전환경운동연합과 피해자 유가족 등은 19일 대전지검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알리고 제조사의 구속처벌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전달하는 ‘전국도보&자전거 캠페인’을 실시했다.

이들은 “가습기 살균제를 생산하고 판매한 기업은 피해보상은 커녕 공식적인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며 “사건발생 4년이 지난 뒤에야 검찰의 수사가 진행돼 기업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질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캠페인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사용으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이 참여해 전국 순회에 앞장서고 있다.

피해자 유족 안성우(39·부산) 씨는 2011년부터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다 임신 중이던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잃었다. 비염 때문에 사용하기 시작한 가습기와 살균제가 가족의 목숨까지 앗아갈 줄은 꿈에도 몰랐던 안 씨는 울분을 토했다. 더욱이 현재 안 씨의 큰 아들 역시 폐질환을 앓고 있는 상황.

안 씨는 “지난 4년 동안 통한의 시간을 보냈다. 노력을 많이 했지만 제대로 된 수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너무 답답하다”면서 “힘 없는 피해자들이 더이상 비참해지지 않도록 제조사와 기업을 엄중하게 수사해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이들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 살인죄처벌과 수사촉구를 요구’한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대전지검에 제출했다.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확인된 살균제 피해자만 총 530명이며 이 가운데 143명이 사망했다. 대전지역의 경우 확인된 피해자는 모두 74명으로 이 중 사망자가 25명, 투병 중인 환자는 49명으로 나타났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장은 “믿고 안심하고 사용하던 생활용품이 우리의 가족들을 해쳤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들은 지난 16일 부산을 출발해 울산, 대구, 세종, 천안, 인천, 서울 등 전국의 15개 시·도 512.9㎞ 거리를 11일간의 일정으로 도보(130시간)와 자전거(34시간)로 이동하며 캠페인을 벌여나갈 예정이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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