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지역 헐값에도 중간상인들 발길 뚝

▲ 생산량 급증에 따라 배추와 무 등 김장채소 값이 폭락한 가운데 중간상인들의 발길이 끊기자 한 농민이 대책없이 썩어가는 배추를 바라보고 있다.
부여지역 김장 채소의 주생산 품목인 배추와 무의 가격이 폭락,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부여군에 따르면 올해 가을 배추와 무의 재배면적은 121㏊와 14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8.4%가량 각각 줄었지만 기상조건이 좋아 생산량은 4∼8%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또 올해 남부지방의 작황이 좋고 중국산 김치 수입마저 증가해 배추와 무 가격이 대책없이 주저앉고 있다.

공급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자 지난해 밭떼기로 배추와 무를 사들이던 중간상인들의 발길이 뚝 끊겨 농민들의 시름은 더해만 가고 있다.

지난해 배추값은 1평당(11포기) 기준 2800∼4000원, 최고 상품의 경우 5000∼6000원 정도에 형성됐지만 올해는 2000원을 받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더 낮은 가격에도 계약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농민은 "평당 2000원 정도의 가격은 인건비와 자재비 등 생산원가를 빼기도 힘든 가격이지만 이마저도 거래가 안 되고 있다"며 "빨리 갈아엎고 내년 농사를 준비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또 박모(56·규암면)씨는 "수박을 심었던 밭을 2모작하는 형식으로 심어 큰 돈을 벌려고 하지 않았지만 원가에도 못 미치는 헛고생을 3개월 동안 하고 나니 힘이 빠져 이젠 농사에 환멸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이맘때는 재배면적의 90% 이상이 판매되거나 중간상인들과의 계약이 끝난 상태였지만 현재 수확률이 15%에도 못 미치고 있다"며 "김장 채소 재배 농민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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