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과 한약의 만남

▲ 윤병하 대표
젓갈 시장으로 유명한 강경을 지나 유유히 흐르는 금강을 황산대교로 건너 29번 국도를 타고 서천 방면으로 향하다 보면 부여군의 끝자락, 충화면에 들어서게 된다.

여기서 10여분 정도 더 두리번거리다 그림 같은 저수지를 끼고 돌면 아담한 폐교 한 곳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곳에도 학교가 있었네' 하며 놀랄 만하지만 찬찬히 둘러보다 운동장에 줄맞춰 늘어선 바탱이(부여에선 항아리를 이렇게 부른다)를 보는 순간 신기함에 더욱 놀라게 된다.

조회시간 학생들처럼 가지런히 늘어선 항아리 속은 다름 아닌 된장으로 채워져 있다.

㈜해동백제를 운영하고 있는 윤병하 대표는 1200여쌍의 결혼식을 책임졌던 이벤트 업체 사장의 이력을 접고 아내와 함께 지난 98년 귀농, 작은 농장을 운영하다 삼성초등학교 폐교 부지를 매입, 2001년 전통장류를 판매하는 ㈜해동백제를 설립했다.

농업미생물학을 전공한 윤 대표는 기능성 된장을 개발하는 데 몰두해 오다 같은 해 3월 약초와 약재를 섞어 숙성시킨 기능성 전통된장을 개발하는 데 성공, 지난해 특허등록(특허 제0414421호)을 마쳤다.

▲ ㈜해동백제가 출시하고 있는 보약된장들.
수십번의 시행착오 끝에 윤 대표는 제조 과정에 있어서는 전통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인공첨가물이나 방부제를 쓰지 않고 재료의 배합에 대한 연구를 통해 전통된장의 거부감 있는 냄새를 없애 은은한 향기가 있으면서도 구수하고 시원한 된장 맛을 내는 데 성공했다.

이후 윤 대표는 배재대학교 바이오의학연구센터와 산학공동연구협약을 체결, 이 두 제품의 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을 받아 건강식품으로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선보였다.

윤 대표가 ㈜해동백제에서 출시한 제품은 미(味)된장과 선(仙)된장, 두 종류이다.

미 된장은 왕대나무 끓인 물과 죽염으로 장물을 만들고, 짚으로 띄운 메주에 24절기를 상징하는 당귀, 천궁, 백작약 등 24종류의 약재를 섞어 발효시킨 것으로, 1년 이상 숙성시켜 한약냄새가 거의 나지 않으며 구수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선된장은 미된장에 포함되는 24절기 약재 이외에 천마, 지초, 하수오 등 3가지 약재를 20∼30% 비율로 배합해 2년 이상 숙성시킨 것으로, 은은한 약초향기가 더욱 감칠맛을 느끼게 한다.

이 두제품의 특징은 은은한 천연 약재 향이 나면서 깊은 맛이 나는 된장과 향이 없는 대신 구수하면서도 개운한 뒷맛이 나는 된장으로 압축될 수 있다.

된장과 함께 ㈜해동백제를 대표하는 죽염간장은 재래식 간장 특유의 군냄새를 없애 모든 음식의 간과 맛을 내주는 천연조미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고, 특히 미역국과 나물무침에 사용할 경우 더욱 감칠맛을 나게 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윤 대표는 "우리 전통장류는 세계의 어떤 음식문화와 겨뤄도 손색이 없으며 음식의 간을 맞추는 기능적인 부분을 슬기롭게 개발한다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된장 생산의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홍보와 마케팅에 전념해 소비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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