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아동학대 중 2.9%
80% 이상 주범은 부모
스트레스·노동강도 높아
보육교사 아동폭력 연결
정확한 인식·예방책 시급

<속보>=청주 ‘어린이집 아동학대’ 의혹이 전국적으로 좋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가운데, 관련 전문가들은 이러한 관심이 자칫 실질적인 문제를 가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9일자 6면 보도>

홍창표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협력팀장은 9일 충청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청주 어린이집 아동학대와 관련 "원장이 아동학대에 가담하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라며 "보육기관에서 아동을 학대했다는 소재가 자극적이기 때문에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지만 아동 학대의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7월 31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약 1만건으로 그 중 어린이집 교직원에 의한 아동학대는 2.9%(295건)에 지나지 않는다. 발생한 아동학대 중 약 80% 이상은 부모에 의해서 벌어진다.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는 주로 집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발각되기 어렵고, '자식은 때려서라도 교육시켜야 한다'는 양육관이 널리 통용되는 국내 정서상 이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어린이집과 아동복지 시설 등 영·유아 위탁시설에서 일어나는 학대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는 세태인 만큼 보육기관에서 일어나는 아동학대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보육교사가 아동학대를 하는 이유는 크게 과중한 업무량과 열악한 근로환경, 보육교사 자질 부족을 꼽는다.

홍 팀장은 '보육교사가 과도한 업무량을 소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치원과 달리 어린이집은 원생의 연령상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업무 스트레스가 심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내의 경우 유아원생 24명에 교사 1명꼴로 배치돼 노동강도가 상대적으로 센 실정이다.

이는 OECD 평균(13: 1)과 비교해 2배에 가까운 노동 강도다. 열악한 근로환경도 직무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2014 국공립 보육교직원 보수'에 따르면 어린이집 교사는 실질 노동시간이 10시간에 이르나, 급여는 월평균 160만원에 그친다. 또 취업난으로 인해 어린이집 교사직에 많은 구직자가 몰려 인적 자원의 질적 하락을 불러왔다는 비판도 있다.

홍 팀장은 "보육 교사는 무거운 직업적 사명감이 따르는데, 최근 단지 취업할 목적으로 교사가 됐다가 좌절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전국 보육교사의 수는 약 22만에 달한다. 홍 팀장은 "미디어에 노출된 모습을 보면 보육교사에 의한 아동학대가 심각한 사회현상인 것처럼 착각하기 쉽지만, 전체 교사 수와 비교하면 지극히 소수의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며 "아동 학대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예방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함문수 기자 hm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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