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변종만 K-water 보령권관리단장

제주도와 남해안을 제외하고 우리나라 전국이 말라가고 있다. 작년 홍수기에 마른장마와 적은 강우량 때문에 일년 내내 가뭄에 시달려 왔는데 금년에도 비슷한 강우패턴을 보여 2년 연속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더 심각한 문제는 금년도 우기가 지난 현 시점에서 현재의 다목적댐 저수율과 강우예측치를 보면 내년 6월까지 3년 연속 가뭄으로 이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다.

지난 봄 영서지방의 가뭄으로 3월 횡성댐을 시작으로 소양강댐과 충주댐이 가뭄 '관심단계'에서 '주의단계'에 든 이후, 7월 안동댐과 임하댐, 8월 보령댐과 대청댐, 9월 용담댐에 이르기까지 전국 아홉 개의 대형 다목적댐들이 '주의단계’에 들만큼 가뭄 앞에 속절없고 무기력하게 용수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충남 서부지역의 유일한 젖줄인 보령다목적댐 또한 말라가고 있다. 7월 20일 가뭄 '관심단계'에서 8월 18일 '심각단계'에 까지 접어든 지도 벌써 3주일이 지났다. 이즈음이면 60%에 육박해야할 저수율이 작년엔 댐준공 이래 최악인 40% 밖에 안 되다가 불행하게도 금년엔 26%로 기록을 경신해 가고 있다. 실로 2년째 누적된 가뭄에 지역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이에 국토교통부와 K-water, 보령시등 8개 지방자치단체, 동서발전등 3개 발전사, 농어촌공사 등의 관련기관들이 7월과 8월, 9월, 연이어 대책을 숙의하고 있다. 정부와 K-water는 지난 3월 정부가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는 '댐용수 부족대비 용수공급 조정기준'을 중심으로 불가피하게 용수공급 긴축운영에 돌입하고, 시·군 등 관계기관은 용수 사용절제를 기관이 앞장서 시행하고 주민들에게도 동참하도록 홍보하고 유도하기로 했다.

주의단계 이후 K-water는 보령댐 하류 웅천천 본류의 보령화력과 서천화력이 발전용수로 취수하는 물량을 제외하고는 전량 방류를 멈췄고, 농업용수도 댐하류 몽리구역의 벼 작황을 봐가며 7~8월 수잉기 대비 35%이상을 감축했으며, 생활·공업용수(수돗물)도 광역상수도간 급수체계 조정을 통하여 보령댐계통 광역상수도로 공급하던 물을 아래 서천읍 지역은 용담댐 수원의 전주권계통 광역상도로 전환하고, 위 당진시 지역은 대청댐 수원의 아산권계통으로 전환공급 함으로써 전체 공급량의 9%인 하루 2만t 정도의 보령댐 물을 추가로 비축하고 있다.

한편 충남 지역은 전국에서 발전량과 발전시설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서, 당진, 태안, 보령, 서천 등 네 개의 화력발전소가 있으며 모두 보령댐 물로써 전기를 만들고 있다. 물 공급을 줄이면 당장 발전시설 일부를 가동중지 해야 한다. 모두가 값싼 발전원인 석탄화력 발전이며 기저부하용이라서 여름철 피크수요기가 지났다고 감축발전 대상도 아니어서 고민이 크다. 이렇게 어렵게 운영을 하더라도 용수수요는 줄지 않아 3000만t 남짓한 저수물량을 가지고 내년 홍수기인 6월까지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정부는 부득이 보령댐의 용수를 감축 공급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용수의 수요자인 각 기관, 공장, 가정에서는 비상수원이나 지하수 등 제3의 동원 가능한 수원을 찾아 활용하고, 불요불급한 용수사용은 자제하며 다양한 절수기기를 사용하고 절수 지혜를 모으며 실천하여 지역의 물부족 위기를 함께 타개해가야 한다.

또한 정부당국은 용수부족 문제가 만성화되지 않도록 중장기적 관점에서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추가적으로 댐을 짓거나 인근에 비축된 금강물을 끌어오는 등의 항구적인 대책을 수립하여 지역의 발전과 지역민의 경제활동 보장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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