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김용찬 충남도 기획조정실장

해수와 담수가 교차되는 하구는 갯벌과 사주의 출발점으로 역동적인 생태환경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Nature에 의하면 갯벌의 가치는 1ha당 9900달러로 농경지 가치의 100배, 하구지역은 250배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해양수산부 발표에서도 우리나라 갯벌의 단위면적(1㎢)당 연간 가치를 약 63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생태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하구가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홍수 및 해일피해 예방과 토지(농경지, 산업용지 등) 및 용수확보(농업 및 공업용수)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하굿둑을 축조해 담수호를 조성하고, 방조제 축조와 갯벌을 매립하는 간척사업이 시행됐다.

전국에 있는 하구 463개소 중 충남도에 61개소가 있다. 그 중 90%인 55개소가 하굿둑이나 방조제로 막혀 있고 단지 6개소만 열려 있다. 이로 인해 해수순환이 단절되어 수질오염, 생물의 서식처 훼손 등 하구 본래의 가치가 크게 약화돼 가고 있다.

이에 민선6기를 맞이한 충남도는 연안 및 하구 환경의 가치에 대해 인식을 달리해 훼손된 하구와 갯벌, 그리고 염생습지 복원을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연안·하구 생태복원을 위해서 2013년부터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올해부터 연안 및 하구생태복원에 대한 체계적인 이론 정립으로 정책결정과 시범사업 대상지 선정을 위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도내에 설치돼 있는 279개의 방조제와 폐염전, 방파제, 해빈, 해안하구등을 일제 조사해 기능과 목적이 상실된 곳을 중심으로 하구생태복원 시범사업 대상지를 선정해 우선 복원을 추진하는 등 하구를 점진적으로 복원해 나갈 계획이며, 중앙 정부가 관리하는 비교적 규모가 큰 하구 담수호는 정부와 함께 생태복원 사업을 추진하는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수립하는 과정에 있다.

해외에서의 하구와 갯벌의 복원사업은 네덜란드를 비롯해 독일, 미국, 일본 등의 여러 선진국에서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의 플로리다, 조지아 및 미시시피 강 하구습지의 복원은 수질 및 위락활동, 생물서식처, 생태교육 등 통합적 관점에서 장기간에 걸친 조사연구를 통해 복원체계와 복원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이미 선진국들은 해수순환 단계를 넘어서 기존의 간척지 제방이나 육지화된 땅을 허물어 간척하기 이전 상태로 되돌려 놓는 이른바 '역간척'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하구복원의 해외 선진사례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해외 연구자들과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국제포럼'을 개최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중앙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므로 정책개발 단계부터 해양수산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등과 정보를 상호 공유해 나가고 있다.

아울러 9월 중에 토론회를 개최해 사업시행과 입법의 필요성 등 공론화를 위한 절차를 거쳐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다양한 노력을 바탕으로 하구의 미래가치를 증진하기 위해 국가와 국민이 이해하고 공감하며 국가 정책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국민의 관심과 정부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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